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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 역대 최소 21만 건…"코로나·집·일자리…여건 안 돼"

유영규 기자

입력 : 2021.03.18 12:36|수정 : 2021.03.18 12:36


지난해 결혼 건수가 23년 만에 두 자릿수 감소율을 기록하며 역대 최소 기록을 갈아치웠습니다.

결혼은 필수가 아닌 선택이라는 인식이 확산하는 데다 코로나19 여파로 결혼 여건도 나빠졌기 때문으로 풀이됩니다.

전체 이혼은 소폭 줄었으나 20년 이상 함께 산 부부들의 '황혼이혼'은 늘었습니다.

오늘(18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0년 혼인·이혼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혼인(혼인신고 기준) 건수는 21만4천 건으로 1년 전보다 10.7%(2만6천 건) 감소했습니다.

이는 관련 통계 작성이 시작된 1970년 이래 최소치입니다.

(사진=통계청 제공, 연합뉴스)
감소율은 1971년(-18.9%)에 이어 두 번째로 높았습니다.

두자릿수 감소율은 외환위기 시절인 1997년(-10.6%) 이후 23년 만에 처음입니다.

이로써 혼인 건수는 2012년 이후 9년 연속 감소를 기록했습니다.

1996년까지만 해도 43만 건에 달했던 혼인 건수는 1997년 외환위기를 거치며 30만 건대로 떨어진 뒤 2016년 20만 건대까지 추락했고, 이제는 10만 건대 진입을 코앞에 두고 있습니다.

인구 1천 명 당 혼인 건수를 뜻하는 조혼인율은 4.2건으로 전년 대비 0.5건 줄면서 역시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습니다.

김수영 통계청 인구동향과장은 "코로나19로 결혼이 많이 연기되거나 취소된 가운데 최근 결혼 주 연령층인 30대 인구가 줄어드는 추세로, 주거나 고용 등 결혼 여건도 어려워지며 만혼, 비혼이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남성의 경우 30대 초반, 여성은 20대 후반에 결혼을 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연령별 혼인율(해당 연령 인구 1천 명 당 혼인 건수)을 보면 남자는 30대 초반이 47.6건, 여자는 20대 후반이 44.9건으로 가장 높았습니다.

다만 평균 초혼 연령이 올라가면서 20대 여성의 결혼은 점차 줄어드는 모습입니다.

지난해 20대 후반 여성의 결혼 건수는 전년 대비 7천 건(9.1%) 감소하면서 전체 연령대 중 가장 큰 폭으로 줄었습니다.

평균 초혼 연령은 남자가 33.2세로 10년 전보다 1.4세 상승했습니다.

다만 국제결혼 등 남성 연상 결혼이 감소한 영향으로 남성 초혼 연령은 1990년 통계 작성 이래 처음으로 줄었습니다.

여성 평균 초혼 연령은 30.8세로 10년 전보다 1.9세 늘면서 통계 작성 이래 가장 높았습니다.

초혼 부부 중에는 남자 연상 부부가 65.3%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고, 그 외 여자 연상 부부(18.5%), 동갑 부부(16.2%) 순이었습니다.

외국인과의 결혼은 1만5천 건으로 전년대비 35.1%(8천건) 급감했습니다.

전체 결혼 중 외국인과의 결혼 비중은 7.2%로 집계됐습니다.

시도별로 보면 세종의 조혼인율이 5.3건으로 가장 높았고 전북·경북·전남(3.4건)은 가장 낮았습니다.

지난해 이혼은 10만7천 건으로 1년 전보다 3.9%(4천 건) 감소했습니다.

연간 이혼 건수가 감소한 것은 2017년 이후 3년 만입니다.

인구 1천 명 당 이혼 건수를 뜻하는 조이혼율도 2.1건으로 전년보다 0.1건 감소했습니다.

다만 혼인 지속 기간이 20년 이상 이혼은 1년 전보다 3.2%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 가운데 혼인 지속 기간 30년 이상 이혼으로 범위를 좁히면 증가율은 더욱 높아집니다.

30년 이상 이혼(1만6천600건)은 1년 전보다 10.8%나 급증하면서 10년 전의 2.2배까지 늘었습니다.

이에 따라 이혼 부부의 평균 혼인 지속 기간은 16.7년으로 10년 전과 비교해 3.7년 늘었습니다.

(사진=통계청 제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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