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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탄사격에도 승려 · 공무원 등 닷새째 거리로…경찰 수십 명 합류

김용철 기자

입력 : 2021.02.10 16:31|수정 : 2021.02.10 16:31


▲ 저항의 상징 '세 손가락 경례'하며 시위대 합류한 미얀마 까야주 경찰들

경찰이 지난 9일 시위대를 상대로 실탄 사격을 가해 유혈 사태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서도 10일 미얀마 곳곳에서는 닷새째 쿠데타 규탄 거리 시위가 이어졌습니다.

현지 매체와 외신에 따르면 최대 도시 양곤과 수도 네피도 등에서는 이날 오전부터 시위대가 여러 지역에서 행진했습니다.

정부 부처가 집중된 네피도에서는 여러 부처의 유니폼을 입은 공무원 수백 명이 "사무실로 가지 마라, 우리 자신을 해방하자"라고 외치면서 '시민 불복종' 운동 참여를 촉구했습니다.

또 구금 중인 아웅산 수치 국가고문 사진을 들고 석방을 촉구하는 구호도 외쳤습니다.

공무원들이 유니폼을 입고 시위에 참여한 것은 민 아훙 흘라잉 최고사령관이 공직자들에 대해 정치에 휩쓸리지 말라고 촉구한 데 대한 저항이라고 블룸버그 통신은 전했습니다.

쿠데타 규탄 거리 시위에 동참한 만달레이 사찰의 승려들
양곤은 물론 만달레이의 유명 사찰의 승려들도 이날 쿠데타 규탄 시위에 나섰다고 현지 매체 미얀마 나우는 보도했습니다.

미얀마에서 불교 승려들은 지난 2007년 군사정권의 급격한 유가 인상에 항의하는 시위를 주도했습니다.

이른바 '사프란 혁명'으로 불리는 이 시위 과정에서 수백 명 이상이 군부 강경 진압에 희생된 것으로 추정됩니다.

교사들도 양곤의 미 대사관 앞에 모여 국제사회의 적극적인 개입을 촉구하는 시위를 벌였습니다.

시민 불복종 운동을 벌이고 있는 네피도 한 병원을 급습한 군인들
미얀마 나우는 또 동부 까야주에서 남녀 경찰 수십 명이 시위대에 합류했다고 전했습니다.

이들은 '우리는 독재를 원하지 않는다', '우리는 국민 편이다'고 적힌 플래카드를 들고 나와 시위대의 환영을 받았다고 전했습니다.

소수지만, 일부 경찰이 시위대에 이틀째 합류한 것은 쿠데타를 일으킨 군사정권에 대한 민심 이반을 보여주는 신호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사진=미얀마 나우 캡처,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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