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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량 '빵빵' · 냄비 '땅땅'…미얀마 쿠데타 첫 '항의'

정준형 기자

입력 : 2021.02.03 12:35|수정 : 2021.02.03 12:35

UN 안보리 긴급회의선 성명 채택 불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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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군부 쿠데타가 일어난 미얀마에서는 시민들의 첫 항의 시위가 벌어졌습니다. 미얀마 군부는 쿠데타가 불가피했다고 주장했는데, 미얀마 사태 논의를 위해 열린 유엔 안보리 긴급회의에서 성명 채택이 무산됐습니다.

정준형 기자입니다.

<기자>

주택가에서 냄비를 부딪히는 소리가 요란하게 울려 퍼집니다.

일부 시민들은 아파트 베란다에 나와 냄비나 깡통을 두들기며 소리를 냅니다.

도로를 지나는 차량들도 경적을 울립니다.

현지 시간 어제(2일)저녁 8시쯤 미얀마 최대 도시인 양곤에서 시민들이 군부 쿠데타에 대한 거부감을 행동으로 처음 내보였습니다.

군부에 의해 구금된 아웅산 수치 고문이 항의 시위를 벌이라고 촉구한 것에 호응하는 시민들이 늘면서 저항의 물결은 더욱 번질 분위기입니다.

일부 국립병원 의료진들도 쿠데타에 반대하는 시민 불복종 운동에 동참하며 근무를 거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번 쿠데타를 주도한 민 아웅 흘라잉 군 최고사령관은 쿠데타가 불가피했다고 주장했습니다.

흘라잉 사령관은 첫 군사정부 회의를 연 자리에서 지난해 실시된 총선 부정 의혹 조사를 위해 불가피한 선택이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런 가운데 미얀마 사태를 논의하기 위해 열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긴급회의에서는 성명 채택이 불발됐습니다.

안보리 15개 회원국들이 모여 미얀마 군부를 규탄하고 구금된 정치 지도자들에 대한 석방을 촉구하는 내용이 담긴 성명 초안을 작성했지만, 중국과 러시아가 미온적 반응을 보이면서 성명 채택이 무산된 겁니다.

미국 국무부는 미얀마 군부의 정권 장악을 쿠데타로 규정하고 군부 지도자들과 관련 기업에 대한 제재를 검토하겠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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