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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제주 지하수는 먹는 물의 역할뿐만 아니라 제주 바다 생태계에도 긴밀하게 연결돼 있습니다. 지하수 변화가 제주 연안에 어떤 변화를 가져오고 있는지 실태를 추적해 봤습니다.
김동은 기자입니다.
<기자>
해안가 곳곳이 누렇고, 벌겋게 변했습니다.
바다가 적색으로 변화하는 현상 제주에서 쉽게 볼 수 없는 적조입니다.
제주는 바닷물의 흐름이 빨라 적조가 거의 발생하지 않는 지역으로 분류돼 왔습니다.
하지만 지난 2005년 이후 발생한 적조가 지난 40년 간 관측된 적조의 70%나 될 정도로 발생 빈도가 높아졌습니다.
[이준백/제주대학교 지구해양과학과 교수 : 지하수나 다른 육상수의 유입이 지역적으로 다 달라요. 그래서 어떤 지역은 굉장히 질소 농도가 높다. 우리가 상상했던 것보다 더 높다는 거죠.]
지하수의 변화가 적조 발생과 무관하지 않다는 얘기입니다.
바다 사막화로 불리는 갯녹음도 지하수와 연관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갯녹음은 석회조류가 대량 번식하면서 생기는데, 석회 조류는 증식하려면 칼슘과 마그네슘이 필요합니다.
가장 깨끗한 지하수를 의미하는 배경 수질 속 칼슘과 마그네슘 성분은 최근 3배 이상 높아졌고, 일부 관정에서는 10배나 높게 확인됐습니다.
지하수의 칼슘과 마그네슘 농도가 높아진 건 화학비료를 사용해 산성화된 밭을 개량하느라 뿌리는 토양 개량제 때문입니다.
석회조류에 토양개량제를 희석시켜 주입하자, 석회조류 성장이 훨씬 좋아지는 게 확인됩니다.
[김주형/군산대학교 해양생명응용과학부 교수 : 지하수, 마그네슘과 칼슘, 이런 것들과 갯녹음이 상관관계가 있지 않을까 하는 새로운 가설에서 또 이것을 풀어나가야 하는 숙제라고 생각하고요.]
최근에는 지하수의 영향으로 먼바다보다 제주 연안의 질소 농도가 10배나 높아졌습니다.
질소를 좋아하는 파래가 급속도로 늘었고, 파래에 의존해 사는 두이빨사각게도 빠르게 증식하고 있습니다.
육상과 바다를 연결하는 균형의 중심인 제주 지하수. 그 막대한 생태계 영향력과 실체는 아직도 제대로 밝혀지지 않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