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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 고유민 사건' 경찰, 현대건설 구단주 무혐의 처분

유병민 기자

입력 : 2021.01.04 16:57|수정 : 2021.01.04 16:57


서울 종로경찰서가 여자 프로배구 현대건설에서 선수 생활을 하다 숨진 고유민 선수의 유족이 박동욱 전 구단주를 고소·고발한 사건을 불기소 의견으로 지난달 29일 검찰에 송치했다고 오늘(4일) 밝혔습니다.

경찰 관계자는 "혐의가 없는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유족 측은 지난해 8월 박 전 구단주를 사기·업무방해·근로기준법 위반·사자(死者)명예훼손 등의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소·고발했습니다.

검찰은 서울지방고용노동청이 근로기준법 위반 혐의 사건을, 종로경찰서가 나머지 사건을 수사하도록 지휘했습니다.

경찰은 그간 유족 측과 구단 관계자들을 불러 사실관계를 확인했으며 박 전 구단주는 소환하지 않았습니다.

경찰 관계자는 "구단에서 제출한 자료로 소명이 됐고, 혐의를 입증할 고소인 측 증거는 따로 제출되지 않았다"고 설명했습니다.

현대건설 구단 측의 근로기준법 위반 사건을 수사한 서울지방고용노동청 관계자는 "불기소 의견으로 이번 주 중 송치 예정"이라며 "고유민 선수는 법적으로 근로자 신분이 아니기라 근로기준법 적용 대상이 아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앞서 고 선수 측은 현대건설 배구단이 지난해 3월 고 선수를 다른 구단으로 트레이드할 의사나 계획이 없었으면서 트레이드 해주겠다고 속여 '선수 계약해지 합의서'에 서명하도록 했다며 사기 혐의로 박 전 구단주를 고소했습니다.

또 구단이 지난해 5월 한국배구연맹에 고 선수의 임의탈퇴 공시를 요청해 연맹의 업무를 방해한 혐의와 감독 등이 고 선수의 의사에 반해 '리베로' 포지션으로 뛰게 함으로써 근로자의 자유의사에 어긋나는 근로를 강요했다는 등의 혐의에도 구단주의 책임이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2013년 프로배구 신인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4순위로 현대건설에 입단한 고 선수는 백업 레프트와 리베로 등 자리에서 활동하다 지난해 2월 팀을 떠났고, 5월 임의탈퇴 처리됐습니다.

이어 같은 해 7월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유족 측은 고 선수의 극단적 선택이 당초 원인으로 알려진 악성 댓글이 아니라 현대건설 코칭스태프의 따돌림과 배구 선수로의 앞길을 막은 구단의 행태 때문이라는 입장을 밝힌 바 있습니다.

(사진=한국배구연맹 제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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