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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지면 수십 명'…전국 요양병원서 잇따라 집단 확진

유영규 기자

입력 : 2020.12.15 17:10|수정 : 2020.12.15 17:10


▲ 코로나19로 격리된 김제 가나안요양원

전국 요양병원과 요양원에서 잇달아 코로나19 확진자가 무더기로 나오며 방역당국이 바짝 긴장하고 있습니다.

면역력 약한 고령자나 중증 환자들이 생활하는 이들 시설에는 간병인과 요양보호사 등 종사자들의 외부 출입이 잦고 높은 밀집도 등으로 집단감염에 취약한 것으로 나타나 개선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입니다.

전북 김제시 황산면 가나안요양원에서는 어제(14일) 2명, 오늘 60명 등 이틀 새 62명의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했습니다.

확진자들에는 입소자 40명, 종사자 19명 외에 가족과 사회복무요원 등이 포함됐습니다.

김제시는 이 요양원에 노인 입소자 69명과 종사자 54명 등 총 123명이 생활해 확진자는 계속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김제시는 오늘 전격적으로 사회적 거리두기를 2.5단계로 격상했습니다.

2.5단계는 오늘 오전 9시부터 내년 1월 3일 자정까지 20일 동안 적용됩니다.

코로나19 집단감염 발생한 울산의 한 요양병원 (사진=연합뉴스)
울산 양지요양병원에서는 이달 5일 최초 확진자 1명이 발생한 이후 오늘 오전까지 누적 확진자는 189명(환자 147명, 의료진 42명)으로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습니다.

이들의 가족 등 n차 감염자(16명)를 포함하면, 양지요양병원 관련 직간접 확진자는 총 205명에 달합니다.

이 요양병원은 지난 6일부터 코호트(동일 집단) 격리에 들어갔지만 연일 10∼60명대의 확진자가 쏟아지고 있습니다.

현재 이 요양병원에 격리된 인원은 총 197명(확진자 78명, 미 확진자 119명)에 달해 추가 발생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특히 이 병원 관련 확진자 중 2명이 사망해 심각성을 더하고 있습니다.

경기도 부천시 효플러스요양병원에서는 지난 11일 요양보호사 6명이 최초 확진 판정을 받은 이후 현재까지 113명의 확진자가 나왔습니다.

간병인을 포함한 직원과 환자 총 200명 가운데 절반이 넘는 56.5%가 감염된 것입니다.

이 중 환자가 84명, 직원은 29명입니다.

연령별로는 80대와 60대 확진자가 각각 46명(40.7%)과 17명(15.04%)으로 가장 많습니다.

부산에서도 요양병원 연관 연쇄 감염이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부산에서는 어제까지 106명의 누적 확진자가 나온 동구 인창요양병원에서 3명(1305∼1307번)이 추가로 양성 판정을 받았습니다.

이로써 누적 확진자는 109명이 됐습니다.

입원 환자가 88명, 직원 12명, 간병인 9명입니다.

어제 확진자 1명이 나온 부산 동구 제일나라요양병원에서 9명(환자 4명, 종사자 5명)이 확진돼 10명이 됐습니다.

어제까지 29명이 확진된 부산 사상구 학장성심요양병원에서도 2명이 확진 통보를 받아 31명으로 늘었습니다.

이 같은 요양병원·요양원의 집단 감염은 외부서 출퇴근하는 종사자, 높은 환자 밀집도, 면역력 낮고 기저질환 있는 고령자, 환기 시설 미설치 등 복합적 요인이 원인으로 꼽힙니다.

113명의 확진자가 나온 부천 효플러스요양병원 요양병원의 경우 10월 말 전수 검사에서는 전원 음성 판정이 나왔습니다.

하지만 지난 11일 요양보호사 6명이 최초 확진 판정을 받았습니다.

방역당국은 이 같은 점으로 미뤄 직원들의 출퇴근과 외부 출입 과정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전파됐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습니다.

다만, 이 병원의 간병인은 외부 출입을 하지 않는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보건당국은 요양병원 집단감염이 주로 직원이나 종사자에 의해 발생했을 개연성이 높은 만큼 이들에 대한 개인 방역수칙 준수 여부를 점검하고, 선제 정기 검사를 진행해야 집단 감염을 줄일 수 있다고 당부합니다.

여기에 감염병 전담병원으로 설계되지 않은 병원이나 요양원의 건물 구조나 공조 시설 등이 원인이 됐을 가능성도 있기 때문에 이들 시설을 제대로 갖추고 내부 공간을 분리해야 한다는 지적입니다.

안병선 부산시 시민방역추진단장은 "요양병원은 한 병실에 다수의 환자가 입원해 있어 침상 간격을 2m로 유지하기 어려운 등 환자 밀집도가 높고 고령 환자가 대부분이라 면역력도 떨어진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환기가 잘 안 되고 마스크 착용도 제대로 비켜지지 않은 경우가 많이 병실 내 감염 위험이 매우 높은 만큼 방역수칙 준수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덧붙였습니다.

대책 마련에 부심하는 송하진 전북도지사는 오늘 기자회견을 통해 "도내 요양원 225곳, 요양병원 80곳, 요양원·주간보호센터 512곳, 정신의료기관 73곳 등을 시작으로 모든 사회복지시설에 대한 전수 검사에 나서겠다"고 밝혔습니다.

방역망이 한 번 뚫리면 수십·수백 명씩 확진자가 나오는 집단감염을 최대한 억제하기 위한 선제 조치로 풀이됩니다.

아울러 전북도는 요양원과 요양병원 종사자 모두에게 '방역수칙 준수 행정명령'을 발동하는 대책도 내놓았습니다.

이에 따라 종사자들은 사적 모임이 금지되며, 병동에는 의료 종사자 외에는 출입할 수 없습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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