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국보인 추사 김정희의 '세한도'를 국가에 기증한 손창근 씨를 청와대로 초청해 환담을 나눴습니다.
문 대통령은 "세한도는 '무가지보(無價之寶), 즉 가격을 매길 수 없는 보물'이라고 표현한 걸 봤다"면서 "이 귀한 문화재를 기증해 주셔서 국가가 얼마나 감사를 드려야 될지 모르겠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세한'(歲寒)이라는 말이 마치 지금 코로나 때문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우리 국민들의 상황을 그대로 표현해 준다고 생각한다"며 "'세한도'가 코로나 때문에 지친 국민들에게도 큰 힘과 희망, 위로가 될 것이라 믿는다"고 말했습니다.
'세한도'는 조선 후기 학자 추사 김정희가 제주 유배지에서 1844년에 그린 그림으로 국보 180호로 지정돼 있습니다.
한겨울, 조그마한 집과 소나무·잣나무 몇 그루가 묘사돼 있는데, 유배된 스승을 잊지 않고 중국에서 최신 서적을 구해 보내 준 제자 이상적의 의리를 비유한 그림입니다.
'세한도'는 그래서 '군자의 지조와 절개'를 상징하는데, 문 대통령도 대선 예비 후보 시절이었던 2017년 1월 펴낸 대담집 '대한민국이 묻는다'에서 '세한도'와 관련한 언급을 한 적이 있습니다.
당시 문 대통령은 "민주화운동을 하다 양지 바른 곳으로 가거나 새누리당 쪽으로 아예 변절한 사람들은 목소리가 높았던 사람들"이라며, "저는 우리가 생각하는 가치를 변치 않고 꾸준하고 묵묵하게 지켜가고 실천해가는 약속의 얼굴이 좋은데, '세한도'도 그런 그림 아니겠냐"고 말했습니다.
그래서 오늘(9일) 기증자를 청와대로 직접 초대한 이유가, 추미애 법무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 사이 갈등, 또 이른바 '개혁 입법'을 둘러싼 국회 여야 갈등 상황 속에서, '세한도'를 통해 '변치 않는 지조와 의리'를 에둘러 강조하려 한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옵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