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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서 감염 경로 모르는 첫 사례…'한 달 살기' 체험자

유영규 기자

입력 : 2020.12.04 12:31|수정 : 2020.12.04 12:31


제주에 장기간 머물며 체류하는 '한 달 살기' 체험 관광객이 코로나19에 확진된 지 4일째 감염 경로가 파악되지 않고 있습니다.

제주에서 감염 경로가 파악되지 않는 경우는 이번이 처음입니다.

제주도 방역당국은 경기도에서 온 A씨가 서귀포시 지역에서 한 달 살기 체험을 하던 중 지난 1일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아 도내 83번째 확진자가 됐다고 오늘(4일) 밝혔습니다.

A씨와 함께 지낸 가족 B씨도 어제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아 86번째 확진자로 분류됐습니다.

B씨는 A씨가 확진 판정을 받은 날 검사에서 음성이었으나 이틀 뒤 확진된 것입니다.

A씨와 B씨는 제주에서 한 달 살기를 위해 지난달 10일 입도해 확진되기까지 20여 일간 제주에만 머물렀습니다.

제주에서는 지난 2월부터 현재까지 총 86명이 확진됐지만, 이들의 감염 경로만 지금까지 확인되지 않고 있습니다.

방역당국은 감염 경로를 찾기 위해 처음 경기도에 있는 A씨의 또 다른 가족 C씨를 주목했습니다.

수도권 확진자와 접촉한 제주 거주자가 확진되는 일이 종종 있었기 때문입니다.

C씨는 지난달 20∼22일 A씨 등을 만나려고 제주에 왔었습니다.

그러나 C씨에 대한 진단검사 결과가 3일 음성으로 나와 감염 경로가 오리무중입니다.

방역당국은 A씨와 B씨에 대한 직접적인 발생 원인과 감염 경로를 파악하기 위한 심층 역학조사를 진행하며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습니다.

방역당국은 제주를 찾은 다른 관광객에 의해 특정 장소에서 A씨·B씨가 동시에 감염됐을 가능성에 대해 조사하고 있습니다.

방역당국 조사 결과 A씨·B씨는 지난 19∼21일 관광객들이 주로 이용하는 도내 뷔페를 두 차례 이용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뷔페 이용자들은 식사하는 동안 모두 마스크를 벗었으므로 이때 감염됐을 가능성도 있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방역당국은 관광객들이 감염돼 잠복기나 초기 증세를 보인 상태에서 제주 관광을 왔다가 간 사례들이 실제로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방역당국은 다만 A씨·B씨는 다른 동선에서는 음식을 포장해 먹는 등 타인과 접촉이 거의 없었고 평소에도 마스크 착용을 잘해 도민과의 접촉이 없었다고 보고 있습니다.

방역당국은 또 A씨에게서 B씨로 연쇄 감염됐거나 나중에 확진된 B씨가 잠복기를 거치는 동안 A씨에게 전파됐을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방역당국은 A씨와 B씨가 제주에 온 지난달 10일부터 지난 1일까지 세부 이동 경로를 모두 파악했으며, 추가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A씨와 B씨는 그동안 해당 뷔페를 포함해 관광객이 많이 찾는 방문지 및 다중이용시설(일반음식점, 관광지, 카페) 등 36곳을 다닌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임태봉 도 재난안전대책본부 통제관은 "코로나19는 초기에 증상이 가벼운 상태에서 전염력이 높고, 잠복기가 짧으며 밀접한 접촉을 통해 전파된다"며 "다중이용시설 등 세부적인 방문 장소에 대해서도 면밀히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임 통제관은 "A씨와 B씨가 대부분 같이 자신들의 차로 이동하고 모든 동선에서 식사 시간을 제외하고 마스크를 착용했다"며 "현재 이들로 인한 지역사회 전파 우려는 거의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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