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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국무차관 타이완 방문에 中 군용기 18대 동원 무력시위

정성진 기자

입력 : 2020.09.18 23:30|수정 : 2020.09.18 23:30


키스 크라크 미국 국무부 경제 담당 차관의 타이완 방문에 중국이 반발하는 가운데, 중국군 전투기와 폭격기 18대가 타이완해협 중간선을 넘으며 무력시위를 벌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타이완 국방부는 현지시각 18일 트위터 계정을 통해 "중국군 훙-6 폭격기 2대, 젠-16 전투기 8대, 젠-10 전투기 4대, 젠-11 전투기 4대가 타이완해협 중간선을 넘어 타이완 서남부 방공식별구역에 들어왔다"고 밝혔습니다.

이어서 "타이완도 전투기를 출격시키고 방공미사일 시스템을 배치해 중국군의 활동을 모니터링했다"면서 중국 전투기의 이동 경로와 훙-6 폭격기 사진 등을 공개했습니다.

타이완 자유시보는 중국 군용기들이 이날 아침 타이완 서남부, 서부, 북부, 서북 공역에서 동시에 타이완 섬 쪽으로 접근했다고 보도한 바 있습니다.

이날 타이완은 "우리 영공에 접근했다"는 이례적인 경고 표현을 써가며 중국군에 퇴거를 요구했으며, 타이완 전투기들은 17차례나 긴급 출격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블룸버그 통신은 미 국방부 발표 등을 인용해 중국 군용기가 1999년부터 지난해 3월까지 20년간 중국과 타이완 사이에 위치한 타이완해협 중간선을 단 한 번도 넘지 않았지만, 이후 이번까지 총 4차례 침범했다고 전했습니다.

중국은 지난달 10일 앨릭스 에이자 미국 보건복지부 장관의 타이완 방문 당시 전투기 2대를 보내 타이완해협 중간선을 침범한 바 있는데, 이번에는 동원된 전투기 수가 크게 늘어났습니다.

런궈창 중국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18일부터 중국인민해방군 동부전구는 타이완해협 부근에서 실전화 훈련을 한다"면서 "이는 국가 주권과 영토 보전을 위해 정당하고 필요한 행동"이라고 말했습니다.

런 대변인은 "타이완은 중국 영토에서 뗄 수 없는 일부다. 타이완 문제는 순전히 중국 내정이며, 어떤 외부 간섭도 용납할 수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런 대변인은 "최근 미국과 민진당 당국이 결탁을 강화하고 빈번하게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면서 "타이완으로 중국을 제어하려는 것이나 외국의 힘을 빌려 자신을 높이려는 것 모두 헛된 망상이며, 막다른 길에 내몰릴 것이다. 불장난하다가는 스스로 불에 탈 것"이라고 강력히 경고했습니다.

타이완 총통부는 이날 중국에 자제를 촉구하며, 당국이 현 상황을 통제하고 있는 만큼 타이완인들에게 놀라지 말 것을 당부했습니다.

이날 전투기 출격은 미국 고위관리인 크라크 차관이 타이완을 둘러싼 미중간 갈등 고조 속에 17~19일 타이완을 방문 중인 가운데 이뤄졌습니다.

최근 미국 고위관리들의 타이완 방문은 중국과 맞서고 있는 타이완에 힘을 실어주려는 것으로 평가됩니다.

(사진=타이완 국방부 트위터 캡처,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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