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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서 산불에 차로 대피했던 10대 소년 개 끌어안은 채 참변

조성원 D콘텐츠 제작위원

입력 : 2020.09.12 12:20|수정 : 2020.09.12 12:21


미 산불로 숨진 와이엇 토프티의 아빠 크리스 토프티(사진=AP, 연합뉴스)
미국 서부를 휩쓸고 있는 대형 산불로 피해가 속출하면서 안타까운 사연들도 나오고 있습니다.

오리건주에서는 13살 소년과 이 소년의 할머니가 산불로 숨지고, 이 소년의 엄마는 중태에 빠졌습니다.

13살 소년인 와이엇 토프티는 차 안에서 개를 끌어안고 숨진 채 발견됐다고 CNN 방송이 보도했습니다.

토프티는 차 안이 안전할 것으로 생각해 대피했다가 변을 당한 것으로 보입니다.

"숨진 토프티는 사랑스러운 소년이었다. 낚시를 좋아하고, 다른 아이들처럼 비디오게임을 했다. 사랑스럽고 예의 바른 소년"이라고 유족들은 말했습니다.

토프티의 71세 할머니도 불에 탄 다른 차 안에서 발견됐고, 할머니를 구하려던 토프티의 엄마는 목숨을 구했지만 전신 화상을 입고 위중한 상태입니다.

워싱턴주 그레이엄에 살던 대럴 허드도 산불에 집을 잃었습니다.

그는 지난 7일 밤 누군가 문을 두드리는 소리에 한밤중에 잠에서 깼다고 말했습니다.

대럴은 "그가 문을 잡아당기며 도망가라고 말했는데, 당시 나는 그가 약간 제정신이 아니라고 생각했다"며 "5분 뒤 나는 밖으로 나왔고 산불이 나무들 사이로 다가오고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대럴은 다행히 불길을 피했지만 그의 집은 돌무더기로 변했습니다.

그는 "저 돌무더기 어딘가에 우리 어머니의 반지가 있다. 그게 내 가슴을 찢는다"며 "나머지는 대체할 수 있는 것들"이라고 말했습니다.

또 캘리포니아주 베리크리크에서는 소아암 환자와 그 가족들을 위한 야영지 '캠프 오지쿠'가 산불로 파괴되는 등 산불은 곳곳에서 아픈 상처와 피해를 낳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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