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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없으면 잇몸'…항공업계, 여객기 좌석 떼고 화물기로 바꾼다

유영규 기자

입력 : 2020.09.09 15:48|수정 : 2020.09.09 15:48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경영난을 겪는 항공업계가 화물 사업을 확대하며 실적 방어에 나서고 있습니다.

항공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어제(8일) 밤 여객기 좌석을 모두 떼고 화물 전용기로 개조한 항공기를 처음으로 띄웠습니다.

코로나19 여파로 외국에서 에미레이트항공 등이 이미 여객기를 화물기로 개조해 운영하고 있지만 국내 항공사 중에서는 대한항공이 처음입니다.

이를 위해 대한항공은 국토부 승인 등을 거쳐 B777-300ER 여객기 2대의 객실 좌석과 기내 전기배선 등을 제거하고, 화물을 고정할 수 있도록 바닥에 규격화된 잠금장치를 설치했습니다.

앞서 대한항공은 이미 코로나19로 운항을 중단한 여객기의 벨리(하부 화물칸)를 적극 활용하고, 6월부터 여객기 좌석 위에 안전장치인 카고 시트 백을 설치해 화물을 나르는 등 '발상의 전환'을 통해 화물 수익을 극대화했습니다.

그 결과 전 세계 주요 항공사들이 줄줄이 2분기 마이너스 성적표를 내놓는 가운데 대한항공은 영업이익 1천485억 원의 '깜짝 실적'을 기록했습니다.

벨리 카고 영업에 집중하고 있는 아시아나항공 역시 2분기 영업이익 1천151억 원을 기록하며 6분기 만에 흑자 전환했습니다.

화물기 스케줄을 탄력적으로 운영하고 화물기 임시편을 적극 편성한 결과입니다.

유휴 여객기 활용한 화물 운송
이에 따라 아시아나항공도 조만간 국토부의 승인 등을 거쳐 여객기 2대의 좌석을 떼고 화물 전용기로 개조하는 작업을 진행할 예정입니다.

이르면 이번 달 중으로 개조 작업을 마친 화물기를 운항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대형항공사(FSC) 2곳이 화물 부문의 활약으로 코로나 장기화 국면에서 깜짝 실적을 내놓자 국내선 확대에 주력하던 저비용항공사(LCC)들도 슬슬 화물 사업 확대로 눈을 돌리고 있습니다.

가장 적극적으로 나선 것은 LCC 중 유일하게 중대형 항공기 B777-200ER를 보유한 진에어입니다.

진에어 B777-200ER 여객기
대한항공의 계열사인 진에어는 LCC 중 처음으로 다음 달 중순 B777-200ER 기종을 개조해 화물 전용기로 운영할 계획입니다.

이를 위해 우선 추석 연휴까지는 해당 항공기를 여객 운송에 활용하고, 연휴 이후에 대한항공처럼 기내 좌석을 떼고 화물기로 개조한다는 계획입니다.

현재 이에 대한 국토부 승인 절차가 진행 중입니다.

진에어는 앞서 3∼4월에는 인천∼타이베이 노선에서, 5월에는 인천∼클락 노선에서 각각 B777-200ER 여객기의 하부 전체를 화물칸으로 사용해 운영한 바 있습니다.

티웨이항공도 하반기 수익성 증대를 위해 화물 운송 사업을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 중입니다.

이를 위해 여객기 화물칸 외에도 여객기 기내 공간을 화물 수송에 활용하는 방안 등을 놓고 국토부와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보유 기종과 비용 문제 등을 고려하면 진에어처럼 기내 좌석을 뜯어내기보다는 기내 좌석 위에 화물을 싣는 방안이 현실성 있어 보입니다.

제주항공 역시 내부적으로 화물 공급을 늘릴 수 있는 여러 방안을 고민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다만 진에어를 제외한 나머지 LCC의 경우 소형기인 B737 기종을 운용하고 있는 데다 LCC 업계가 그동안 여객 위주의 사업을 해 온 만큼 실제로 화물 수송으로 수익을 내기는 쉽지 않다는 것이 업계 안팎의 분석입니다.

(사진=산업통상자원부, 진에어 제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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