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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발니 독물 중독 발표에…러 외무부 "연습한 것처럼 달려들어"

김용철 기자

입력 : 2020.09.03 10:11|수정 : 2020.09.03 10:11


러시아의 야권 운동가 알렉세이 나발니가 신경작용제에 중독됐다는 독일 정부의 발표에 러시아가 "독일과 협력할 준비가 돼 있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타스 통신에 따르면 드미트리 페스코프 러시아 크렘린궁 대변인은 2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러시아는 나발니 사건의 진상을 규명하기 위해 독일과 전폭적으로 협력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러시아 검찰총장이 독일 정부에 공식적인 답변을 기대하며 질의를 보냈다"며, "우리 의사들도 공식적으로 정보 교환을 요청했지만, 불행히도 현재까지 독일에서 아무런 답변을 받지 못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그러면서 "환자가 베를린으로 이송되기 전 우리나라는 모든 국제기준에 따라 전면적인 건강 검진을 했으며, 당시 독성 물질은 검출되지 않았다"고 강조했습니다.

마리야 자하로바 러시아 외무부 대변인은 자국 국영TV 방송인 '로시야1'과의 인터뷰에서 "그들은 마치 미리 사전 연습을 한 것처럼 곧바로 마이크를 향해 달려들었다"고 말했습니다.

자하로바 대변인은 그러면서 서방이 사전에 준비된 발표를 활용해 러시아에 대한 각종 제재를 정당화하기 위한 움직임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독일 정부는 독일 연방군 연구소의 검사 결과 나발니가 신경작용제인 노비촉(Novichok)에 중독됐다는 '명백한 증거'가 발견됐다고 밝혔습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대표적인 정적으로 꼽히는 나발니는 지난달 20일 러시아 국내선 기내에서 의식불명 상태에 빠졌습니다.

나발니 측은 독극물에 중독된 것이라고 주장했고,나발니는 독일의 시민단체가 보낸 항공편으로 지난달 22일 베를린에 도착해 샤리테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습니다.

노비촉은 2018년 초 영국에서 발생한 전직 러시아 이중간첩 독살 미수 사건에 사용된 물질로 영국 솔즈베리의 쇼핑몰에서 러시아 출신 이중간첩 세르게이 스크리팔과 그의 딸 율리야가 노비촉 중독 중세로 쓰러졌다가 간신히 목숨을 건진 바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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