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을 넘어 전국으로 확산 중인 국내 코로나19가 일상 곳곳으로 파고들고 있습니다.
최근 대규모 집단감염이 발생한 수도권 교회와 광복절 광화문 집회 외에도 여행모임, 동호회, 목욕탕, 아파트, 미용실 등 일상생활의 주요 공간을 고리로 새로운 감염 사례가 우후죽순으로 등장하면서 불안감이 커지고 있습니다.
정부는 크고 작은 집단감염이 잇따르면서 신규 확진자가 연일 세 자릿수를 이어가자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를 현행 2단계에서 3단계로 올리는 방안까지 열어 놓고 환자 발생 추이를 예의주시하고 있습니다.
확산세가 지금보다 더 거세지면 3단계로 갈 가능성이 큽니다.
오늘(27일)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지난 14일 이후 계속 세 자릿수로 발생하고 있으며 발표일 기준으로 23일 397명을 기록해 최고점을 찍었습니다.
이후 24∼25일(266명, 280명) 이틀 연속 200명대로 다소 줄어들었으나 어제(320명)에는 다시 300명대로 올라섰습니다.
확산세가 한풀 꺾인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오지만, 아직은 불안한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특히 연일 크고 작은 새로운 집단감염 사례가 나오고 있어 방역당국이 바짝 긴장하고 있습니다.
어제 방대본이 발표한 국내 주요 발생 사례만 해도 경남 김해시 단체여행(누적 9명), 부산 진구 목욕탕(7명), 인천 서구 주님의교회(누적 30명)가 새로 추가됐습니다.
여기에 더해 지방자치단체에 보고된 새 집단감염 사례도 심상치 않습니다.
서울에서는 어제 금천구 육류가공공장인 '비비팜'에서 19명이 무더기로 확진돼 비상이 걸렸습니다.
첫 확진자는 같은 날 5명의 집단감염이 확인된 구로구 아파트 감염자 중 한 명인 A씨로 파악됐습니다.
구로구의 한 아파트에서는 A씨의 아내가 지난 23일 처음 확진된 데 이어 24일 A씨와 아들, 25일 각각 다른 세대의 거주자 2명이 추가로 확진 판정을 받았습니다.
은평구 불광동의 한 미용실에서도 근무자 가운데 1명이 지난 22일 처음 확진된 뒤 24일 동료와 가족 포함 7명, 25일 1명 등 지금까지 총 9명의 환자가 나왔습니다.
강원도 원주에서는 어제 의무경찰 응시를 위해 같은 차를 타고 이동한 원주지역 10∼20대와 그 가족 등 4명이 확진됐습니다.
차에 탑승했던 확진자 중에는 앞서 집단감염이 확인된 체조교실 이용자가 있는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이 밖에 전남 순천의 홈플러스 푸드코트, 대전의 배드민턴 동호회 등에서도 확진자가 나왔습니다.
이처럼 새 집단감염은 방역당국이 접촉자 조사 등 손을 쓰기도 전에 'n차 전파'를 일으키면서 시간이 흐를수록 감염 규모가 커지는 경향을 보입니다.
현재는 소규모 집단감염이라고 하더라도 어느 순간 관련 확진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날 가능성이 있습니다.
예컨대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 집단감염의 경우 n차 전파가 일어난 장소만 23곳에 달합니다.
최근 증가 폭이 둔화하긴 했지만 이달 12일 첫 확진자가 나온 이후 2주 넘게 감염자가 쏟아지면서 누적 확진자는 933명으로 늘어났습니다.
이런 추세가 계속 이어지면 이번 주에 1천 명을 넘을 것으로 보입니다.
방역당국은 신규 확진자 숫자뿐만 아니라 다양한 유형의 집단감염 발생 양상과 전파 흐름을 예의주시하고 있습니다.
정은경 방대본부장은 어제 브리핑에서 "환자의 전파양상, 새로운 노출자의 발생 범위, 확진자가 발생했을 때 그 확진자가 얼마나 많은 동선을 만들었는지 등을 검토하는 것이 필요한 상황"이라며 "3단계로 진행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는 이번 주에 유행의 확산을 꺾어야만 가능하다"고 말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