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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이 알고 싶다', 송정저수지 사건 역조사…"살해 객관적 증거 없어"

입력 : 2020.08.23 07:17|수정 : 2020.08.23 0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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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이 알고 싶다'가 송정저수지 사건 수사를 검증했다.

22일 방송된 SBS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는 '나는 아내를 죽이지 않았습니다 - 무기수 장 씨의 16년'을 부제로 아내 살인혐의를 받아 무기 복역 중인 장동오 씨에 대한 수사를 검증했다.

이날 방송은 보험금을 노린 계획범행 혐의로 수감된 장 씨에 대한 수사에 의문을 제기했다. 현직 경찰관은 청와대 국민청원을 통해 장 씨의 무죄를 주장했다.

지난 2003년, 장 씨의 아내 김미순 씨(가명)는 진도 명금저수지(현 송정저수지)의 침수 트럭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구조팀 박은준 씨는 장 씨에 대해 "몸이 젖어서 이러고 있더라. 동승자 누군가 하는데 대답을 못하더라"라며 "시야 제로, 흙탕물이다"라고 설명했다.

사고 일주일 후 약수터에서 수면제 추정 약봉지가 발견되자, 당시 수사는 장 씨 집에 있던 약봉지와 동일한 것으로 추정했다. 수사 관계자는 "결정적 부분은, 국과수에서 차량 감식했는데 탈착 흔적이 한 번 있다고 한다. 앞 유리 용이하게 잘 빠지게"라며 "탄원서 거기에서 급반전을 했다. 자식들이 그렇게 나와 버리니까 조사 안 할 수 없는 거 아닌가"라고 장 씨의 계획 범행에 무게를 실었다.

제작진이 수사기관의 주장과 현장조사를 역조사했다. 수사 관계자는 장 씨의 졸음운전 주장을 "바위를 박았으면 자기도 위험했을 거다. 묘하게 피했다"라고 반박했으나, 박성지 대전보건대 과학수사과 교수가 "졸음 상태로 있다고 할 때, 도로를 따라 직진으로 오면 여기까지 충분히 올 수 있다"라며 가능성을 시사했다.

아내 위에서 검출된 캡슐약과 약수터에서 발견된 약봉지와의 연관성에도 전문가 의견이 이어졌다. 유성호 서울대 법의학교실 교수는 "감기약 성분 진통 소염제는 검출이 됐는데, 트리아졸람(수면제 성분)은 검출되지 않을 이유가 없다. 이 부검감정서 소견 가지고는 먹었다고 볼 수 없다"라고 설명했다. 이호 전북대 법의학교실 교수도 "약물에 대해선 논외가 돼야 한다. 아무것도 증명할 수 없는 걸로 전제할 순 없다"라고 입을 모았다.

사고 차량의 앞유리 탈착에는 박성지 교수가 "고정대 즉 볼트를 풀면 천장 내장재가 좀 유연해지긴 하겠지만 탈부착은 관계가 없다. 감정서 보고 이해가 안 됐다. 물에 풍덩하고 충격됐을 때 이미 깨지면서 이탈 됐다고 봐야한다"라고 반박했다. 김헌수 순천향대 금융보험학과 교수는 "보험을 통해서 불로소득을 취하겠다는 의도가 있을 수는 있는 것 같다. 그러면 이것이 살인의 의도가 패턴에 보이는가, 그것은 이것만 가지고 하기에는 부족하다"라고 내다봤다.

큰딸 장명선 씨(가명)는 탄원서에 대해 "일단 혼자 살아 나왔다는 게 굉장히 미웠다. 나한테서 엄마를 뺏어 갔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그날 있었던 사건에 대해서는 진실은 우리가 누구도 모르는 상황인데, 반감이 크니까"라고 고백했다. 막내딸 장희선 씨(가명)도 "아빠 징역을 보내기 위해 삼형제 다 거짓말했다"라고 밝혔다.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이 사건은 핵심적인 사실이 뭐냐, 객관적 증거가 한 건도 없다. 아내를 살해했다는 사실을 입증하기 위한 객관적 증거는 단 한조각도 없다"라고 지적했다.

한편 박준영 변호사는 "재심을 해야 될 사건이다. 16년 동안 무죄를 주장하고 있다는 사실의 힘이라는 게 존재한다. 재심 청구 반드시 한다"라고 확신했다. 제작진은 "김신혜 씨의 재심 개시가 결정되면서 복역 중인 재소자들이 재심 제도의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세심한 배려와 조력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사고가 실수인지 범죄인지를 다시 한번 지금의 기준으로 따져볼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기를 바란다"라며 힘을 실었다.

(SBS funE 김지수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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