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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 이어 아시아나도 '깜짝 실적'…여객 대신 화물로 버텼다

권태훈 기자

입력 : 2020.08.07 12:08|수정 : 2020.08.07 14:27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는 가운데 대한항공에 이어 아시아나항공이 올해 2분기 '어닝 서프라이즈'(깜짝 실적)를 내놓으며 항공업계가 모처럼 활짝 웃었습니다.

특히 코로나 사태로 전 세계 하늘길이 막히며 전 세계 주요 항공사가 줄줄이 마이너스 성적표를 내놓는 가운데 양대 국적 항공사가 나란히 턴어라운드에 성공해 눈길을 끌었습니다.

다만 이는 화물 사업이 가능한 대형항공사(FSC)에 국한된 것으로, 여객 위주의 저비용항공사(LCC)는 1분기에 이어 적자 폭을 더 키울 것으로 보여 실적 양극화가 뚜렷하게 드러날 것으로 보입니다.

7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올해 2분기에 나란히 1천억 원대의 영업이익을 기록했습니다.

대한항공, '여객기를 화물기'로 (사진=대한항공 제공, 연합뉴스)
대한항공은 시장 컨센서스(825억 원)를 훌쩍 뛰어넘은 1천485억 원의 영업이익을 과시했고, 아시아나항공 역시 시장의 예상을 웃도는 1천151억 원의 영업이익을 내놓으며 6분기 만에 실적 턴어라운드에 성공했습니다.

양사 모두 코로나 여파로 국제선 운항률이 10∼20%대에 그친 가운데 여객 수요가 90%가량 급감하며 매출이 반 토막 났지만, 화물 사업 부문 매출은 작년의 배 수준으로 늘어났습니다.

대한항공의 경우 화물 수송실적이 작년 동기 대비 17.3% 증가하며, 화물 부문 매출액은 작년 같은 기간(6천299억 원)의 배에 달하는 1조2천259억 원을 기록했습니다.

아시아나항공의 화물 부문 매출(6천391억 원) 역시 작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95% 증가했습니다.

양사 모두 유휴 여객기를 이용해 화물기처럼 활용하거나, 화물기 임시편을 편성하는 등 적극적으로 화물 영업에 나선 결과입니다.

대한항공은 화물기 가동률을 작년 같은 기간보다 22% 끌어올렸고, 아예 여객기 기내 좌석에도 화물을 실어 나르고 있습니다.

항공화물 공급의 약 65%를 차지하는 벨리(여객기 하부 화물칸) 수송이 어려워지면서 여객기 위주로 항공 사업을 영위하는 아메리칸 항공, 유나이티드항공, 영국 항공 등의 지난 5∼6월 화물 운송실적이 전년 대비 30∼45% 수준으로 급감한 것과는 대조적입니다.

최고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항공업종에서 2분기 영업 흑자는 전 세계적으로도 찾아보기 힘든 성과"라며 "화물 사업을 영위하는 양대 국적사의 상대 우위 실적은 3분기에도 지속할 전망"이라고 말했습니다.

대한항공, '기내 좌석에도 화물 적재'
다만 여기에는 화물 부문의 선방 외에도 임직원의 급여 반납과 유·무급 휴직 등을 통한 인건비 절감 노력도 뒷받침됐습니다.

대한항공은 연료비와 인건비를 포함한 영업비용(1조5천425억 원)을 작년(3조1천216억 원)의 절반 수준으로 줄였습니다.

아시아나항공의 영업비용 역시 작년 동기 대비 56% 감소했습니다.

코로나 사태가 장기화하며 양사 모두 마른 수건을 쥐어짜는 자구 노력을 지속하는 가운데 당분간 직원들의 순환 휴직과 추가 자구 노력 등이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양대 항공사의 깜짝 실적 발표로 모처럼 항공업계에 희소식이 전해졌지만, 저비용항공사(LCC) 업계까지 온기가 미치지는 못하는 모습입니다.

앞서 지난 5일 잠정 실적을 발표한 제주항공이 연결 재무제표 기준 올해 2분기 847억 원의 영업손실을 낸 것을 시작으로 오는 14일 실적 발표 예정인 진에어와 티웨이항공, 에어부산 등은 줄줄이 적자 폭을 키울 것으로 보입니다.

(사진=대한항공 제공, 아시아나항공 제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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