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뉴스

뉴스 > 정치

한상혁 "MBC 보도 미리 알지 않았다…한동훈 언급했을 수도"

권태훈 기자

입력 : 2020.08.06 13:58|수정 : 2020.08.06 17:41


MBC의 '검언유착' 의혹이 보도되기 전에 정부 고위 관계자가 이를 알고 있었다는 의혹과 관련해 당사자로 지목된 한상혁 방송통신위원장이 강력히 부인했습니다.

다만, 검찰 강압수사에 대한 비판과 한동훈 검사장에 대한 언급은 있었다고 시인했습니다.

한 위원장은 6일 입장 자료에서 "채널A 기자와 검사장 간 유착 의혹을 보도한 3월 31일 MBC 보도 직전에 권경애 변호사와 통화했다는 보도는 명백한 허위사실"이라며 "통화 시간은 MBC 보도가 나간 후 1시간 이상 지난 9시 9분"이라고 밝혔습니다.

이는 앞서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출신의 권경애 변호사가 5일 페이스북에 '방송을 관장하는' 정부 고위 관계자가 MBC의 검언유착 의혹 보도 몇 시간 전에 자신에게 전화를 걸어 "한동훈을 내쫓을 보도가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고 주장한 데 이어, 해당 인사가 자신이라는 의혹이 제기된 데 따른 것입니다.

한 위원장은 이와 관련해 자신이 당시 통화한 휴대전화 통화목록 캡처 화면을 첨부했습니다.

(사진=방송통신위원회 제공, 연합뉴스)
그는 "통화 내용 또한 MBC 보도와 관련 없는 내용이었다"며 "해당 보도 이전에 채널A 사건에 대해 미리 알고 있었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덧붙였습니다.

한 위원장은 "이 같은 허위사실을 기초로 해 MBC의 보도 내용을 사전 인지하고 있었다는 등의 추측성 보도는 의도적이고 악의적인 것으로 판단된다"며 "조선일보·중앙일보 보도는 물론, 같은 내용의 허위사실을 적시한 이후의 보도에 대해서는 엄정한 법적책임을 묻겠다"고 밝혔습니다.

한 위원장은 이 같은 해명 이후 권 변호사가 다시 페이스북에 통화 내용을 포함한 글을 올리자 기자들과 만나 재차 해명에 나섰습니다.

그는 권 변호사와의 통화 경위에 대해 "3월 3일 권 변호사가 MBC 사장 임명에 대해 낙하산이라고 글을 썼고, 내가 그렇지 않다고 문자를 보냈다"며 "이후 권 변호사로부터 걸려온 전화를 못 받았고 31일 퇴근하다 부재중 전화를 보고 전화를 걸었다"고 설명했습니다.

한 위원장은 자신이 윤석열 검찰총장과 한동훈 검사장을 쫓아내야 한다고 했다는 권 변호사의 주장에 대해 "한 검사장에 대해서는 이야기했을 수 있는데, 윤 총장에 대해서는 안 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쫓아내야 한다는 언급 여부에 대해서는 "그런 이야기는 안 한 것 같다. 말하는 스타일이 그렇지 않다"고 말했습니다.

한 위원장은 또 "통화 과정에서 권 변호사가 조국 전 장관에 대해 언급했다"며 "이에 대해 검찰 수사의 문제, 강압적 수사의 문제가 있지 않았나. (이를 포함해) 이런저런 이야기를 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검찰 수사의 강압성에 대해 아는 변호사와 이야기를 나눈 것이다.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라고 강조했습니다.

한 검사장과의 관계에 대한 질문에는 "한 검사장이 과거 맡은 사건에 입회를 한 적이 몇 번 있다"며 "그때 수사기법을 보면서 문제가 많다고 생각했다"고 밝혔습니다.

당시 MBC 보도에 한 검사장 실명이 거론되지 않았음에도 통화에서 한 검사장을 거론한 데 대해서는 "일반적인 검찰의 강압적 수사 행태에 관해 이야기하다 보면 한 검사장 이야기도 나올 수 있고 그런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는 "MBC 보도를 보고 그게 한 검사장이라는 걸 몰랐나? 다 알았다"며 "황희석 변호사도 알고 있었다는 것을 방송을 관장하는 내가 몰랐다는 건 쪽팔리는 이야기"라고도 했습니다.

다만 한 위원장은 권 변호사에 대한 소송 계획에 대해선 "권 변호사와는 변호사가 되기 전부터 알아 온 오랜 관계"라며 "그렇게까지 할 필요가 있겠나 싶은데. 모르겠다"고 말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SBS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