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뉴스

뉴스 > 사회

제주 나흘째 폭염·열대야 "헉헉"…"육지는 물난리라는데"

권태훈 기자

입력 : 2020.07.31 15:21|수정 : 2020.07.31 15:21


"육지는 물난리로 고생이라는데 제주는 너무 더워요!"

집중호우로 침수 피해가 속출한 중부지방과 달리 7월의 마지막 날인 31일 제주는 30도를 웃도는 불볕더위가 기승을 부렸습니다.

헐렁한 티셔츠에 선글라스, 모자, 휴대용 선풍기까지 만반의 준비를 하고 밖을 나서도 이내 땀방울이 등줄기를 타고 흐르고, 찌는 듯한 가마솥더위에 숨이 턱턱 막혔습니다.

이날 2시 현재 제주지역 낮 최고 기온은 31.6도입니다.

제주도 북부와 서부, 동부에 내려진 폭염 특보는 나흘째 이어졌습니다.

이날 오전 11시를 기해서는 제주 남부까지 폭염 특보가 확대됐습니다.

49일째 이어진 역대 가장 길었던 장마가 끝나고 난 뒤여서 몸으로 느끼는 더위는 더욱 매서웠습니다.

기상청은 이날 일 최고 체감온도가 34도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북적이는 제주 해수욕장 (사진=연합뉴스)
도내 주요 해수욕장은 무더위를 식히기 위해 찾은 관광객과 도민들로 북적였습니다.

피서객들은 앞다퉈 바닷물로 뛰어들어 해수욕을 즐겼고, 백사장 파라솔 밑에서 뜨거운 여름의 강렬한 기세와 맞섰습니다.

바닷가 그늘진 곳곳에 텐트나 돗자리를 깔고 수박을 먹거나 시원한 음료를 마시며 바닷바람에 더위를 식히는 사람들도 많았습니다.

코로나19 탓에 마스크를 쓰긴 해도 대충 턱에만 걸치는 일명 '턱스크'를 한 사람들이 많았고, 더위에 지친 듯 마스크를 벗은 관광객과 도민도 있었습니다.

관광객 김 모(32) 씨는 "모처럼 휴가를 받아 제주를 찾았다. 날씨도 좋고 함덕 해변도 정말 아름다워 제주를 찾은 보람이 있지만, 너무 덥다"며 "다른 지역은 폭우가 쏟아졌다는데 이런 걸 보면 (제주가) 우리나라 최남단이라는 걸 실감케 한다"고 말했습니다.

'폭염에는 무더위 쉼터 이용하세요'
무더위 쉼터인 경로당에도 더위를 피해 삼삼오오 모여든 어르신들이 많았습니다.

코로나19로 장기간 문을 닫았던 제주시 삼도1동 중앙경로당은 지난 27일부터 다시 문을 열었습니다.

경로당을 찾은 어르신들은 마스크를 착용한 채 시원한 에어컨 바람을 쐬며 잠시라도 더위를 피할 수 있었습니다.

전날 오후 6시부터 이날 오전 9시까지 지점별 최저기온이 제주(북부) 25.1도, 서귀포(남부) 25.5도, 고산(서부) 25.1도 등으로 제주 곳곳에서 밤사이 25도를 웃도는 열대야가 나타났습니다.

올여름 들어 나흘 연속 열대야가 이어지면서 잠을 푹 자지 못해 피로를 호소하는 사람도 늘고 있습니다.

직장인 강 모(42) 씨는 "여름 초기라 밤사이 에어컨 대신 창문을 열고 선풍기를 틀었지만 더워서 잠이 오지 않았다"며 "TV를 보다가 거실 소파에서 잠이 들었다. 이제부터 무더위 시작인 듯 한데 앞으로 어떻게 버틸지 걱정"이라고 하소연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SBS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