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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여자골프 안소현 "많은 응원 감사…실력으로 보답할게요"

서대원 기자

입력 : 2020.07.24 16:58|수정 : 2020.07.24 16:58


올 시즌 국내 여자골프, KLPGA 투어의 이른바 '흥행 아이콘'으로 떠오른 선수가 있습니다. 지난 2년간 2부 투어에서 활동하다 올 시즌 3년 만에 정규 투어로 돌아온 안소현은 요즘 출전하는 대회마다 해외파 스타나 국내 톱랭커 부럽지 않은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SNS 속 일상의 모습까지 화제가 될 만큼 팬들의 높은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7월 24일 현재 안소현의 인스타그램 팔로워는 6만 4천6백 명입니다. 안소현 선수를 만나 얘기를 나눠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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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들께서 많이 관심 가져주시는 걸 저도 실감 많이 하고 있어요. 관심을 주시는 만큼 제가 좋은 성적으로 보답을 드리는 게 맞는 것 같고, 이렇게 응원해 주시는 만큼 제가 더 힘입어서 더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는 원동력이 되지 않을까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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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소현 선수 어린시절 (사진=본인 제공)
1995년생으로 올해 25살인 안소현은 초등학교 때 축구 선수로 활동하다가 골프에 입문했습니다.

"3학년부터 5학년까지 3년 정도 초등학교 축구부에서 선수로 활동을 했는데요. 그 당시에는 제가 꼭 축구선수가 되겠다는 생각으로 한 건 아니었고, 어렸을 때부터 워낙 뛰는 걸 좋아하고 활동적인 걸 좋아하다 보니 축구를 하면서 운동장을 뛰어다니는 게 즐거워서 했던 것 같아요."

축구를 하다가 골프로 진로를 바꾸게 된 계기는 이랬습니다.

"부모님께서는 제가 축구를 하는 걸 반대하셨어요. 축구를 그만두게 하시려고 저를 골프장에 데려가셔서 '골프를 한번 쳐봐라'해서 시작을 하게 됐죠. 골프도 처음에는 취미 삼아, 방과 후 활동 정도로 했는데, 주변에서 선수를 한번 해보는 게 어떻겠냐고 권유도 하셨고, 대회에 나가서 좋은 성적도 나기 시작하면서 조금씩 선수로 가는 길을, 과정을 걷게 된 것 같습니다."

안소현이 프로 선수를 목표로 본격적으로 골프에 매진하기 시작한 때는 14살이라고 합니다. 또래 선수들에 비해서는 좀 늦은 편이었죠. 안소현과 동갑내기(1995년생) 프로 선수로는 세계랭킹 1위 고진영과 KLPGA 투어 통산 5승의 장타자 김민선(김민선5), 그리고 19살 신인 때 LPGA 투어 대회에서 우승한 백규정 등이 있는데, 다들 아마추어 시절부터 일찌감치 두각을 나타냈던 선수들입니다.

"그 선수들이 잘하는 걸 보면서 질투가 나거나 스트레스를 받거나 하지는 않았어요. 워낙 그 선수들하고 저하고는 주니어 때부터 프로 되기까지의 과정이 전혀 달랐기 때문에. 그 선수들은 엘리트의 길을 걸은 선수들이고 저는 주니어 때 특출난 성적이 없었던 선수다 보니까. 프로가 되기 전까지는 사실 실력 차이가 워낙 차이가 많이 나다 보니까 그런 건 별로 느끼지 못했고요.

프로 올라와서도 제가 다른 동기 프로들보다는 늦은 감이 있지만 그래도 저는 제가 좀 천천히 가면서도 제 갈 길을 가고 있다고 믿어요. 제가 가고 싶어 하는 길을 원하는 대로 가면 저는 그 길이 맞는다고 생각을 하니까요."


서대원 취재파일 본문 7안소현 선수 2016년 드림투어 (2부) 우승
2013년 KLPGA에 입회한 안소현은 2016년까지 2부 투어인 드림투어에서 활동하면서 2승을 올렸고, 2017년에 드디어 정규 투어에 데뷔했습니다. 하지만 부진한 성적으로 그해 말 다시 2부 투어로 내려와야 했고, 2018년과 2019년을 또 2부 투어에서 보냈습니다. 이를 악물고 샷과 체력을 다진 끝에 지난해 말 시드전에서 5위를 차지해 3년 만의 정규투어 복귀에 성공했습니다.

"정규 투어에 올라오려면 체력이 굉장히 중요하다는 걸 알았기 때문에 체력 쪽에 많이 비중을 두고 준비했어요. 2부 투어에서 많이 경험을 쌓고 올라왔기 때문에 그런 부분들이 올 시즌 제가 정규 투어에서 플레이하는데 여러모로 도움이 되고 있지 않나 싶어요."

서대원 취재파일 본문 9서대원 취재파일 본문 10
코로나19 사태로 5월에 뒤늦게 재개된 올 시즌, 안소현은 9개 대회에 출전해 컷 탈락이 3번 있었고, 최고 순위는 지난달 BC카드-한경레이디스컵 때 기록한 21위였습니다. 성적에 비해 지나치게 주목받는다는 일부 곱지 않은 시선도 있지만 안소현은 실력으로 극복해내겠다는 생각입니다. 아직 우승권과는 거리가 있지만 첫 승 목표를 향해 차근차근 나아갈 생각입니다.

"샷감이나 컨디션이 점차 좋아지고 있고, 자신감도 올라오고 있는 것 같아요. 제가 지금까지 좀 자신 없게 플레이한 것들을 많이 극복을 해나가고 저 자신을 믿고 플레이를 하다 보면 앞으로 남은 대회는 좋은 성적이 날 거라고 저는 믿고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서대원 취재파일 본문 11지난 달(6월) 한국여자오픈 당시 유소연·안소현 선수
안소현에게는 언젠가 최고 권위 메이저 대회를 제패하겠다는 꿈이 있습니다.

"한국여자오픈에서 우승하는 게 꿈이자 목표예요. 아무래도 전통과 역사가 있는 대회다 보니까 그 대회를 우승하고 싶은 마음이 큰 것 같아요. 그 목표를 향해서 지금 달려가고 있고 준비하고 있어요."

한국여자오픈 우승을 꿈꾸는 안소현에게 올해 대회 1, 2라운드에서 전 세계랭킹 1위 유소연과 같은 조 플레이를 한 건 아주 값진 경험이었습니다. (유소연은 올해 한국여자오픈을 우승했고, 상금 2억 5천만 원 전액을 코로나19 성금으로 기부했습니다.)

"유소연 선배님이 플레이하시는 걸 보면서, 지금까지 제 골프에 있어서 제가 보지 못했던 것들을 깨우치고 많이 반성하게 됐어요. 많은 생각을 하게 됐고, 또 많은 도움이 된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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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이 응원해 주시고 관심 가져주셔서 너무나 감사드립니다. 응원해 주시는 것만큼 저한테는 더 힘이 된다고 생각하고 매 경기 임하고 있고, 앞으로 더욱 좋은 모습으로 보답 드리겠습니다."

(사진=안소현 선수 인스타그램, KLPGA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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