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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한테 빨리 돈 보내야 해요" 자식 사랑 이용 전화사기 기승

유영규 기자

입력 : 2020.07.07 09:36|수정 : 2020.07.07 09:36


▲ 전화금융사기 예방한 금융기관 직원에 감사장 전달하는 홍천경찰

"우리 딸 휴대전화 액정이 망가졌대요. 수리비 200만 원 얼른 보내줘야 해요." 지난 3일 오후 홍천우체국 우편팀장은 문화상품권 200만 원어치를 구매 가능한지 묻는 전화를 받았습니다.

전화금융사기(보이스피싱)일 가능성을 의심한 우편팀장은 직원들에게 전화금융사기 여부를 꼭 확인해달라고 일렀습니다.

40분 뒤 방문한 고객은 현금 200만 원을 들고 와서는 딸의 휴대전화가 망가져 문화상품권을 사야 한다며 직원들의 만류에도 완강하게 버텼습니다.

계속된 만류에 직접 딸에게 전화해 확인한 결과 딸은 전혀 모르는 일이었습니다.

직원들이 "혹시 다른 개인정보는 유출된 것이 없느냐"고 묻자 고객은 신용카드번호와 비밀번호, 계좌번호 등을 알려줬다고 털어놨습니다.

직원들은 곧장 112에 신고해 카드사용을 정지해 피해를 막았습니다.

같은 날 홍천군 동면농협에서는 88세 어르신이 아들에게 줄 돈이라며 2천300만 원을 현금으로 달라고 요청했습니다.

전화금융사기임을 직감한 직원들이 "현재 농협에 돈이 없다"고 어르신을 돌려보낸 뒤 경찰에 신고한 덕에 피해는 없었습니다.

홍천경찰서는 지난 6일 동면농협과 홍천우체국 직원에게 전화금융사기 예방에 이바지한 공로로 감사장을 전달했습니다.

경찰은 "최근 들어 돈을 직접 전달받거나 집에 보관하게 한 뒤 훔치는 수법뿐만 아니라 친족이나 지인으로 속여 카카오톡으로 돈을 요구하는 전화금융사기 수법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며 주의를 당부했습니다.

이어 "모르는 사람이 전화로 돈 얘기하면 무조건 전화금융사기라고 생각하고, 즉시 전화를 끊고 경찰에 신고해달라"고 당부했습니다.

(사진=홍천경찰서 제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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