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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가 가른 TV 시장…한국기업 부진·중국 업체들 약진

유영규 기자

입력 : 2020.06.16 08:04|수정 : 2020.06.16 08:05


CES 2020 전시된 삼성의 TV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올해 1분기 글로벌 TV 시장에서 선전했던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국내 기업들이 2분기에는 중국에 밀려 시장 점유율이 크게 하락할 전망입니다.

1분기에 중국 가전업체들을 강타했던 코로나19의 충격이 2분기 들어서는 미국·유럽 등 해외 판매를 주력으로 하는 국내 기업들에 미치면서 글로벌 점유율 1위 자리도 중국에 내주게 됐습니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옴디아가 최근 발표한 올해 2분기 글로벌 TV 시장 예상 출하량(시장 규모)은 총 3천861만7천 대에 그칠 것으로 전망됐습니다.

이는 1분기 4천649만9천 대에 비해 약 17% 감소한 것이면서 지난해 2분기 4천771만 대보다 19% 이상 줄어든 것입니다.

지난 3월 세계보건기구(WHO)의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선언 이후 유럽·미국 등 주요 국가 가전 매장의 셧다운, 공장 폐쇄 등의 여파가 고스란히 반영된 결과입니다.

이 가운데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국내 기업들의 2분기 예상 출하량은 총 1천277만9천 대로 지난 1분기(1천677만8천 대)보다 400만 대가량(-23.8%) 줄어들 것으로 예상됐습니다.

우리 기업들의 시장 점유율도 글로벌 예상 출하량의 33.1% 수준으로, 지난 1분기 36.1%에 비해 3%포인트 감소했습니다.

반면 중국 기업들의 2분기 예상 출하량은 올해 1분기(1천514만3천 대)와 비슷한 1천514만9천여 대로 우리 기업들을 제치고 글로벌 1위를 차지할 것으로 예측됐습니다.

글로벌 예상 점유율도 40%에 육박(39.2%)해 국내 기업과의 점유율 격차가 6%포인트 이상 벌어집니다.

2018년 이후 한국과 중국의 TV 시장 점유율 격차가 2018년 3분기의 5.7%포인트(중국 34.4%, 한국 28.7%)를 제외하고는 매 분기 1∼3%포인트 이내에서 글로벌 1위 자리를 놓고 서로 엎치락뒤치락해온 것을 고려할 때 꽤 큰 차이입니다.

가전업계의 한 관계자는 "국내 기업들의 주력 시장인 미국·유럽 등지가 2분기에 코로나 여파로 큰 타격을 받은 것과 달리, 코로나 발원지인 중국은 2분기 들어 서서히 코로나 충격에서 벗어나기 시작하며 상대적으로 빠른 회복세를 보인 결과"라고 설명했습니다.

수출이 주력인 국내 TV 업체들과 달리 중국 기업들은 중국 내수 시장 의존도가 높습니다.

패널별로는 LCD(액정표시장치) TV가 앞서 1분기에 작년 동기보다 16.6% 감소한 데 이어 2분기에 다시 19.2%가 줄어들 것으로 예상됐습니다.
LG 올레드 TV (사진=LG전자 제공, 연합뉴스)이에 비해 LG전자를 중심으로 하는 프리미엄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TV는 올해 1분기에 작년대비 9.0% 증가한 데 이어 2분기에도 16.4%(추정) 늘어나는 등 코로나 여파에도 불구하고 성장세가 이어질 전망입니다.

코로나19의 파장이 프리미엄 라인인 OLED보다 주로 저가의 LCD 패널 TV에 직격탄이 된 것입니다.

가전업계는 그러나 올해 3분기 이후부터는 상반기의 충격을 딛고 점차 국내 기업들의 점유율도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합니다.

지난달부터 미국의 전자제품 전문 유통 체인인 베스트바이가 코로나로 폐쇄했던 매장 1천여 곳 중 600여 곳의 문을 열었고, 유럽 13개 시장에서 자투른, 메디아마르크트 등 대형 가전 매장을 운영하는 세코노미도 현재 점포의 92%가 재개장하면서 우리 기업들이 판촉을 강화하기 시작한 때문입니다.

실제 옴디아가 지난 3월 말 발표한 올해 하반기 TV 예상 출하량은 3분기 5천451만 대, 4분기 6천690만 대 등 총 1억2천141만 대로 상반기 추정치인 8천209만 대에 비해 47%가량 증가할 것으로 예측됐습니다.

가전업계의 한 관계자는 "중국이 2분기에 먼저 코로나의 터널을 통과하면서 글로벌 점유율도 높아졌으나 하반기엔 국내 기업들의 약진이 만만찮을 것"이라며 "다만 최근 국내와 중국을 비롯해 미국·유럽 등 코로나 2차 확산 여부가 TV 시장 정상화에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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