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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시위대, 17세기 노예무역상 동상 끌어내려 강물에 버려

입력 : 2020.06.08 04:24|수정 : 2020.06.08 04:24


미국 경찰의 과잉진압으로 숨진 흑인 조지 플로이드를 추모하는 영국의 집회에서 성난 시위대가 17세기 노예무역상의 동상을 끌어내려 짓밟은 뒤 바다로 던져버렸다.

7일(현지시간) 영국 남서부 브리스틀 시내에서는 1만명의 시민이 모여 플로이드를 추모하고 인종차별에 항의하는 집회가 열렸다.

이 집회에서 일부 시위대가 에드워드 콜스턴의 이름을 딴 콜스턴가(街)로 몰려가 동상에 밧줄을 걸고 콜스턴의 동상을 끌어 내렸다.

브리스틀은 과거 영국 노예무역의 중심지였던 도시로, 콜스턴은 17세기의 노예무역상이었다.

BBC가 보도한 영상을 보면, 시민들은 바닥에 내팽개쳐진 동상 위로 올라가 짓밟았고, 일부 시민은 미국의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가 경찰의 진압으로 숨졌을 당시처럼 동상의 목 부분을 한쪽 무릎으로 누른 채 올라타는 시늉을 하기도 했다.

시위대는 이 동상을 브리스틀 시내를 끌고 다니다가 항구 쪽으로 가져가 에이본 강으로 던져버렸다.

1895년 세워진 콜스턴의 동상은 그동안 브리스틀 지역 정가와 시민사회에서 존치 여부를 두고 계속 논란이 있었다.

17세기 브리스틀의 '로열 아프리칸 컴퍼니'라는 무역회사의 임원이었던 콜스턴은 아프리카에서 아메리카 대륙으로 흑인 남녀와 아동 등 총 8만여명을 노예로 팔아넘긴 것으로 알려졌다.

1721년 사망한 콜스턴은 이후 자신의 재산을 자선단체들에 기부했고, 브리스틀의 거리와 건물에는 그의 이름이 붙은 곳이 많다.

역사학자인 데이비드 올루소가 교수는 BBC 인터뷰에서 브리스틀시가 진작에 콜스턴의 동상을 치웠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동상이라는 것은 '이 사람은 훌륭한 사람이고 위대한 일을 했다'고 말하는 것과 같은데, 콜스턴은 노예무역상이었고 살인자였다"고 말했다.

영국 경찰은 콜스턴 동상 파괴 사건에 대해 수사하겠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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