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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대통령, 2차대전 종전일에 "국가주의, 변장한 오래된 악령"

입력 : 2020.05.09 02:00|수정 : 2020.05.09 02:00


▲ 노이에 바헤에서 헌화하는 슈타인마이어(왼쪽 세번째) 대통령과 메르켈(왼쪽 첫번째) 총리

프랑크-발터 슈타인마이어 독일 대통령은 8일(현지시간) 2차 세계대전 종전기념식에서 국가주의와 증오 현상 등에 대해 "새롭게 변장한 가장 오래된 악령에 불과하다"며 연대를 주문했다.

슈타인마이어 대통령은 이날 베를린의 전쟁 희생자 추모관인 노이에 바헤에서 열린 기념식에서 "권위주의, 불신, 고립, 국가 사이의 적대감, 증오, 외국인 혐오, 민주주의 경멸, 새로운 국가주의에 대한 유혹에 경계심을 늦춰서는 안 된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독일이 탈(脫)나치화 과정을 거쳐 국가 공동체를 재건하는 데 수십 년이 걸렸다"면서 "나치로 인한 희생자들과 생존자들, 전 세계가 독일에 다시 시작할 기회를 준 것에 감사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독일은 통합되고 평화로운 유럽의 중심에서 강력하고 확고한 민주주의 체제를 갖고 있다"면서 카셀과 할레, 하나우에서 발생한 극우 테러 희생자들에 대해 "잊히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슈타인마이어 대통령은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확산 사태와 관련해 "우리가 이번 팬데믹(세계적 대유행)과 그 이후 상황에서 유럽을 함께 받치고 있지 않는다면, 5월 8일 이날에 부끄럽게 사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행사에 슈타인마이어 대통령과 앙겔라 메르켈 총리, 볼프강 쇼이블레 하원의장은 노이에 바헤에서 1.5m 간격을 둔 채 나란히 희생자들을 위해 헌화했다.

이후 슈타인마이어 대통령 등은 노이에 바헤 밖에서 메르켈 총리 등과 거리를 유지한 채 연설을 했다.

애초 이날 기념식은 총리실 앞에서 대규모로 치러질 예정이었지만 코로나19 사태로 조촐하게 노이에 바헤 앞에서 열렸다.

베를린은 올해 처음으로 종전 기념일을 공휴일로 정했다.

(연합뉴스/사진=AF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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