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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중국 주재 대사 '기고문 검열' 수용은 잘못된 결정"

입력 : 2020.05.09 00:44|수정 : 2020.05.09 00:44


유럽연합(EU) 행정부 격인 집행위원회가 8일(현지시간) 중국 주재 EU 대사가 최근 중국에서 EU 회원국 대사들의 기고문이 검열되도록 허락한 것은 올바른 결정이 아니었다고 말했다고 AP, dpa 통신 등이 전했다.

중국 주재 EU 대사와 27개 EU 회원국 주중 대사는 최근 중국과 EU의 외교관계 수립 45주년을 맞아 중국 관영 영자지 중국일보에 기고문을 게재했다.

그러나 그 내용은 당초 EU 대사 등이 작성했던 것과 다소 차이가 있었다.

중국 주재 EU 대사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기원 및 확산과 관련된 부분을 삭제하라는 중국 외교부 요구를 받아들이면서 해당 부분이 삭제된 채 발행된 것이다.

EU 집행위 대변인은 "해당 결정에 앞서 본부와의 협의도, 회원국과의 협의도 없었다"면서 "해당 결정은 올바른 결정이 아니었다"고 말했다.

EU 집행위 대변인은 그러나 현 중국 주재 EU 대사는 중국 전문가로, EU의 자산이라고 덧붙였다.

EU 집행위 대변인은 전날에는 중국 주재 EU 대표부가 기후변화, 인권, 코로나19에 대한 국제적 대응 등 EU의 정책 우선 사항에 대한 핵심 메시지를 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판단해 어쩔 수 없이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일부 유럽의회 의원은 검열을 허락한 것은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이번 사건은 최근 EU가 중국의 압력에 굴복해 코로나19에 관한 중국의 허위정보 유포 행위를 지적하는 보고서를 수정했다는 보도가 나오고, 이에 호세프 보렐 EU 외교·안보정책 고위대표가 직접 유럽의회에서 의혹을 부인한 가운데 불거졌다.

(연합뉴스/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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