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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뉴욕서 '거리 두기 위반' 체포 40명 중 35명이 흑인

김경희 기자

입력 : 2020.05.08 10:38|수정 : 2020.05.08 10:40


▲ 4월 29일 뉴욕 경찰이 브루클린에서 사회적 거리두기 문제로 한 남성을 체포하는 장면

미국에서 경찰이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한 사회적 거리두기를 핑계로 유색인종을 마구 잡아들이는 게 아니냐는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미 일간 뉴욕타임스는 뉴욕 경찰의 사회적 거리두기 법 집행을 둘러싸고 흑인과 히스패닉 거주자가 많은 지역에서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뉴욕시 브루클린 지방검찰청에 따르면 지난 3월17일부터 5월4일까지 사회적 거리두기 위반으로 관내에서 모두 40명이 체포됐는데 이 중 35명이 흑인, 히스패닉이 4명이었고, 백인은 단 한 명뿐이었습니다.

또 전체 체포 건수의 3분의 1 이상이 흑인이 많이 사는 동네에서 이뤄졌고, 백인 비중이 높은 동네에선 한 명도 체포되지 않았습니다.

뉴욕시 전체로 보면 사회적 거리두기 위반으로 같은 기간 최소 120명이 체포되고, 500건 가까운 소환장이 발부됐지만 인종별 세부 데이터는 아직 나오지 않았습니다.

온라인에는 흑인과 히스패닉이 체포되는 동영상들이 올라와 뉴욕 경찰의 인종차별 논란을 키우고 있습니다.

반면 비슷한 시기에 백인들이 로어맨해튼이나 윌리엄스버그, 롱아일랜드시티의 공원에서 마스크도 쓰지 않고 일광욕을 즐기는데도 경찰은 전혀 간섭하지 않고 오히려 마스크를 나눠주는 영상이 공개돼 대조를 이뤘습니다.

이 때문에 과거 유색인종을 위주로 시행됐던 '신체 불심검문' 정책이 부활한 게 아니냐는 비판까지 나오지만, 더블라지오 뉴욕시장은 "감염병의 대유행에 대처하기 위한 것"이라며 전혀 다른 문제라고 반박했습니다.

그러나 흑인 정치인들을 중심으로 뉴욕시와 뉴욕 경찰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사진=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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