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뉴스

뉴스 > 경제

이재용, 승계 이슈 '대전환'…'삼성 경영권 승계 3대에서 끊긴다'

유영규 기자

입력 : 2020.05.06 16:47|수정 : 2020.05.06 17:04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오늘(6일) 대국민 사과에서 삼성 내에서 금기시돼 온 '승계' 이슈에 대해 스스로 파격적인 선언을 했습니다.

이 부회장은 오늘 오래전부터 마음에 두고 있던 생각이라면서 "저는 제 아이들에게는 경영권을 물려주지 않을 것"이라고 전격적으로 밝혔습니다.

삼성그룹의 경영권 승계를 이병철 창업 회장에서 이건희 회장, 3세인 이재용 부회장에서 중단하겠다고 공언한 것입니다.

그는 지난 2016년 12월 국회 청문회에서 "저보다 훌륭한 사람이 있으면 언제든 경영권을 넘길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으나 자녀 승계에 대한 입장을 공식적으로 표명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그러면서 '성별과 학벌, 국적을 불문하고 외부로부터 훌륭한 인재를 모셔오는 것'이 자신의 책임이자 사명이라고 강조했습니다.

특히 "그 인재들이 주인의식과 사명감을 갖고 치열하게 일하면서 중요한 위치에서 사업을 이끌어가도록 하는 게 '삼성을 계속 삼성일 수 있게' 하기 위해 자신이 해야 할 소명"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이 발언은 삼성의 장기적인 전문경영인 체제 전환을 염두에 둔 것으로 치열한 글로벌 경쟁 환경에서 생존하기 위해서는 최고 수준의 경영이 필수 불가결하다는 현실 인식을 바탕으로 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또한 삼성이 한 차원 더 도약하기 위해서는 전문성과 통찰력, 글로벌 역량을 갖춘 뛰어난 인재가 사업을 이끌어야 한다는 당위성을 반영했다는 의미도 있습니다.

이런 답변 내용에 대해 일부 참모는 논의 과정에서 강한 반대와 우려의 의견을 제시했으나 이 부회장은 '오래전부터 생각해왔고, 이와 관련한 제 의지는 확고하다'며 설득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와 함께 이 부회장은 "이제는 경영권 승계 문제로 더 이상 논란이 생기지 않도록 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최근 삼성을 둘러싼 각종 논란과 의혹이 승계 문제와 직간접적으로 관련돼 있다는 지적을 겸허하게 받아들이고 향후 준법 의무 준수에 대한 명확한 의지를 밝힌 것입니다.

실제로 삼성에버랜드 전환사채(CB)와 삼성SDS 신주인수권부사채(BW), 지금도 진행 중인 승계 관련 뇌물혐의 재판 등 삼성에 대한 사회적 비판 여론의 핵심에는 승계 이슈가 있었습니다.

이 부회장은 "법을 어기는 일은 물론, 편법에 기대거나 윤리적으로 지탄받는 일도 하지 않겠다"며 "오로지 회사의 가치를 올리는 일에만 집중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SBS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