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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USTR, 아마존 해외사이트 5곳 '짝퉁' 파는 블랙리스트로 지정

입력 : 2020.04.30 05:14|수정 : 2020.04.30 05:14


미국 무역대표부(USTR)가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아마존의 해외 사이트 5곳을 가짜·위조 상품을 판매하는 곳으로 지정했다고 AP 통신이 2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USTR은 이날 아마존의 캐나다와 프랑스, 독일, 인도, 영국 사이트를 '악명 높은 시장'(notorious markets)으로 지정했다.

미 정부가 지정하는 악명 높은 시장은 가짜·위조 상품이나 불법 복제한 해적판 콘텐츠를 판매하는 외국의 온라인·오프라인 장터를 말한다.

USTR은 매년 이런 활동이 의심되는 시장을 지목해 그 명단을 발표하는데 아마존의 사이트가 여기 포함된 것은 처음이다.

USTR은 소비자들이 누가 아마존 사이트에서 물건을 판매하는지 쉽게 식별할 수 없고, 위조 상품을 아마존 사이트에서 없애는 절차가 번거롭고 오래 걸릴 수 있다는 미국 기업들의 민원 제기를 이유로 들어 이같이 결정했다.

미국의류신발협회(AAFA)는 지난해 10월 아마존의 이들 5개 해외 사이트를 지목해 악명 높은 시장으로 지정해달라고 요청한 바 있다.

아마존은 성명을 내고 이번 조치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사적 보복"이라며 반발했다.

아마존은 "우리는 USTR 보고서가 묘사한 아마존의 모습에 동의하지 않는다"며 "이 순전히 정치적인 행위는 현 행정부가 아마존에 사적으로 보복하기 위해 미 정부를 이용하는 또 다른 사례"라고 주장했다.

아마존의 주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아마존과 그 창업자 제프 베이조스를 자주 비판하고 공격해온 점을 지적한 것으로 보인다.

아마존은 또 지난해 미 국방부가 추진한 100억달러(약 12조원) 규모의 클라우드 사업인 '합동 방어인프라 사업'(JEDI·제다이) 수주전에서 마이크로소프트(MS)에 고배를 마신 뒤 트럼프 대통령의 막후 공격으로 이 사업을 따내지 못했다며 국방부를 상대로 소송을 낸 바 있다.

로이터 통신은 이날 아마존이 미 정부가 블랙리스트로 지정한 한 중국 기업으로부터 사람 체온을 잴 때 쓰는 열화상 카메라 1천500개를 이번 달에 구입했다고 관계자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아마존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확산으로 직원들의 발열을 점검하기 위해 열화상 카메라를 쓰고 있는데 이를 위해 블랙리스트에 오른 중국 기업과 거래했다는 것이다.

이 거래의 액수는 거의 1천만달러(약 121억원)에 달했으며 카메라 1천500개 중 최소 500개가 아마존이 미국에서 쓰기 위한 것이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이 중국 기업은 중국 정부가 위구르족과 다른 무슬림 소수민족을 억류하고 감시하도록 도왔다는 혐의로 블랙리스트로 지정된 곳이다.

다만 블랙리스트 지정은 미 정부가 계약을 발주하거나 수출할 때만 적용되고 민간 부문의 거래는 규제하지 않기 때문에 이번 계약은 합법적이라고 로이터는 지적했다.

(연합뉴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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