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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험 1등급 숨기고 "원금 손실 없다"…묶인 돈 695억

박찬근 기자

입력 : 2020.04.27 21:11|수정 : 2020.04.29 1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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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라임자산운용 사태처럼 고객 돈을 돌려주지 못하는 사모펀드들이 속출하고 있습니다. 기업은행이 판매한 디스커버리 자산운용의 사모펀드도 그런 사례인데, 투자자들은 펀드 위험성을 제대로 설명받지 못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박찬근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중소기업을 운영하는 A 씨는 손실 위험이 없다는 설명에 3억 원을 펀드에 넣었습니다.

[A 씨/디스커버리자산운용 펀드 투자자 : '절대로 원금손실 없습니다. 기업은행에서 절대로 그런 상품 팔지 않습니다 사장님'(이라고 했습니다.) 생각하니까 또 울컥하네.]

이들이 투자한 건 '디스커버리' 자산운용의 상품으로 소상공인 대출에 투자하는 미국 회사를 상대로 자금을 운용하는 사모펀드였습니다.

그런데 지난해 4월 해당 미국 회사가 수익률과 자산 가치 등을 당국에 허위로 보고한 게 적발돼 운용하던 자산이 동결됐습니다.

기업은행을 통해 이 펀드에 모두 695억 원을 투자한 국내 투자자들은 1년째 돈을 찾지 못하고 있습니다.

기업은행이 운용사로부터 받은 투자 제안서를 보면 펀드 위험등급이 가장 높은 1등급으로 나옵니다.
사모펀드 계약서또 투자자에게는 제안서 내용을 알리지 말라고 쓰여 있습니다.

펀드 계약서에는 투자 위험 등급이 적혀 있어야 될 칸이 아예 비어 있어 고객들에게 위험성을 숨기고 판매한 것으로 의심됩니다.

기업은행은 내부적으로는 안전하다고 판단했고, 투자자에게 위험성도 알렸다고 해명하고 있습니다.

금융위원회는 은행과 증권사 등 펀드 판매회사들이 운용사가 문제없이 펀드를 운용하는지 살펴보고 문제점이 발견되면 즉시 감독 당국에 보고하도록 하는 등 사모펀드 제도 개선에 나섰지만 뒷북 행정이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장운석·최호준·박승원, 영상편집 : 박기덕, CG : 박상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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