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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드라이브 스루' 검사 공식 채택…"너무 늦었다" 비판론

김지성 기자

입력 : 2020.04.17 09:10|수정 : 2020.04.17 09:21


일본 정부가 코로나19 환자를 가려내는 방법으로 '드라이브 스루' 검사를 공식 도입했습니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일본 코로나19 대응 주무부처인 후생노동성은 한국이 도입해 세계적으로 확산시킨 이 방식의 검사를 할 수 있도록 추인하는 '사무연락' 문서를 전국의 지자체에 보냈습니다.

후생성은 이 문서에서 의사가 필요하다고 판단할 경우 차량에 탑승한 채로 진료할 수 있고, PCR(유전자증폭) 검사를 위한 검체 채취도 가능하다고 밝혔습니다.

일본 정부는 그동안 야외에서 진행하는 이 방식의 검사 과정에서 검체가 오염될 우려가 있고, 이를 도입한 나라 중에서 감염 확산이 억제되지 않은 사례가 있다며 공식 도입에 소극적인 입장을 보였습니다.

주무 부처인 후생성은 지난달 15일 공식 트위터에 "드라이브 스루 방식은 의사 진료를 동반하지 않은 경우가 많아 일본에서는 시행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대 서울병원에 설치된 드라이브 스루 선별진료소하지만 이 방식이 무증상 감염자를 찾아내 감염 확산을 막는 데 효과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일본 언론도 최근 한국의 사례를 앞다퉈 보도하면서 일본 정부의 태도에 변화가 감지됐습니다.

아베 총리는 지난 7일 긴급사태를 선포한 뒤 검사 능력을 확충하기 위해 드라이브 스루 검사를 활용하는 방안도 검토하겠다는 뜻을 밝혔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아이치현 나고야시, 니가타현 니가타시, 돗토리현 등 지자체들이 잇따라 중앙정부의 정책과는 별도로 이 검사를 도입하겠다고 선언하자 후생성은 결국 공식 추인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습니다.

일본의 코로나 19 확진자 수는 어제(16일) 1만 명을 넘어서면서 긴급사태가 1차로 선포된 지난 7일 이후 9일 만에 2배로 급증했습니다.

신규 확진자의 대부분은 감염 경로가 파악되지 않고 있습니다.

후생성이 검사 체제 확충 대책의 하나로 드라이브 스루 검사를 공식 인정하기로 뒤늦게 결정했지만 시기가 너무 늦었다는 지적과 함께 지자체에 모든 책임을 떠넘기는 식이라는 비판론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닛케이는 후생성이 지자체에 보낸 사무연락은 검사체제 확충 대책의 하나로 드라이브 스루 검사소 설치를 지자체에 전부 위임하는 내용뿐이라며 설치 여부에 관한 판단이나 인력 문제를 통째로 떠안게 된 지자체는 곤혹스럽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의 선임고문을 맡고 있는 시부야 겐지 런던 킹스칼리지 교수는 닛케이 인터뷰에서 "드라이브 스루 검사를 승인한 타이밍이 너무 늦었다"고 말했습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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