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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종헌 재판서 공개된 이탄희 작성 문건…"이수진이 '중간 역할 했다' 발언" 기재

원종진 기자

입력 : 2020.04.14 18:27|수정 : 2020.04.14 18:27


▲ 민주당 이수진 후보가 유세차량을 타고 이동하며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사법농단 폭로자'로 불리며 4·15 총선에 더불어민주당 후보로 출마한 이수진 전 부장판사가 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 "내가 중간 역할을 많이 했다"고 말했다는 전언이 법정에서 공개됐습니다.

검찰은 오늘(14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6부 심리로 열린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의 속행 공판에서 서류 증거 조사를 하면서 이런 내용이 담긴 자료를 공개했습니다.

오늘 검찰이 공개한 자료는 또 다른 '사법농단 폭로자'인 이탄희 전 판사가 2017년 3월 대법원 진상조사위원회 조사를 받으면서 작성한 표였습니다.

이 전 판사는 당시 자신의 휴대전화 문자와 수첩, 달력 등을 토대로 기억을 더듬어 주변 사람들과 나눈 대화 등을 날짜별 표 형태로 만들었습니다.

이 표에는 같은 해 1월 이수진 전 부장판사와 통화하면서 "행정처 높은 분으로부터 전화가 왔다. 공동학술대회를 하지 않았으면 한다"고 들었다고 적혔습니다.

이 통화는 양승태 사법부 체제의 법원행정처가 지난 2017년 1월 '인권보장을 위한 사법제도 소모임(인사모)' 학술대회를 저지하려 했다는 의혹과 관련돼 있습니다.

국제인권법연구회 내 소모임인 인사모는 당시 법관 인사를 주제로 한 학술대회를 준비하고 있었습니다.

이 전 판사가 작성한 표의 내용에 따르면 이 전 부장판사가 학술대회 개최를 우려하는 법원행정처의 의중을 전달했다고 해석될 수 있습니다.

이탄희 전 판사는 학술대회가 끝날 때에도 이수진 전 부장판사에게 연락을 받은 내용을 표에 적었습니다.

당시 이수진 전 부장판사가 "이규진 전 양형위원회 상임위원과 논의를 했었다"며 "내가 중간 역할을 많이 했다"고 말했다고 이탄희 전 판사는 회고했습니다.

다만 이 전 부장판사가 이야기한 '중간 역할'이 구체적으로 어떤 것인지에 대해서는 기재하지 않았습니다.

이수진 전 부장판사와 이탄희 전 판사는 모두 '사법 개혁'을 공약으로 내걸고 4·15 총선에 민주당 후보로 출마한 상태입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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