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발이 묶인 이탈리아 유학생 등 205명이 우리 정부가 준비한 두 번째 전세기를 타고 1일(현지시간) 귀국길에 올랐습니다.
주이탈리아한국대사관과 주밀라노총영사관에 따르면 현지 유학생과 교민 등 205명(신속대응팀·승무원 제외)을 태운 2차 전세기가 이날 밤 10시 북부 밀라노 말펜사 국제공항을 이륙했습니다.
이날 오후 5시 50분께 로마 피우미치노 국제공항에서 113명을 태운 전세기는 먼저 밀라노로 가 92명을 추가 탑승시킨 뒤 한국으로 향했습니다.
탑승객들은 전날 1차 전세기 때와 마찬가지로 공항 탑승 수속 전 우리 측 의료진의 발열 검사와 간단한 문진을 받고 비행기에 올랐습니다.
열이 37.5도가 넘는 일부 유증상자는 터미널 내 별도 구역에 마련된 대기실에 머물다 탑승했습니다.
전세기에서도 유증상자 좌석이 따로 마련돼 있다고 우리 공관은 전했습니다.
탑승객 대다수는 20∼30대 젊은 유학생들이라고 합니다.
대학원 교류 프로그램으로 이탈리아에 3개월간 체류했다는 A(27)씨는 "역병이 무서운 것보다 돌아갈 교통편이 끊겨 걱정했는데 마침 정부가 전세기를 마련해줬다"며 "애써주신 모든 정부 관계자분들께 감사의 말을 전하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A씨는 애초 갖고 있던 우리 국적 항공사의 귀국 항공권이 코로나19 사태로 갑자기 취소돼 당황해하던 차 전세기 임시 운항 소식을 접했다고 했습니다.
중부 피렌체에서 4년간 유학하고 돌아가는 B(24)씨도 "프랑스 파리를 경유해 한국으로 가는 항공권을 미리 예매했는데 돌연 취소됐다"며 "3∼4달 더 발이 묶일 수 있는 상황에서 한국 정부의 도움으로 무사히 돌아갈 수 있게 됐다"고 안도했습니다.
2차 전세기는 한국 시각으로 2일 오후 4시께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할 예정입니다.
이들은 한국 도착 즉시 전원 충남 천안에 있는 임시 생활 시설로 이동해 4박 5일간 두차례 코로나19 검사를 받습니다.
여기서 모두 음성 반응이 나오면 14일간의 자가 격리로 전환되고, 한 명이라도 양성 반응이 감지되면 전원 14일간 시설 격리됩니다.
입국장에서 유증상자가 발견되면 현장에서 바로 바이러스 검사가 시행되며, 양성 반응이 나올 경우 인근 병원으로 곧바로 옮겨지게 됩니다.
이로써 이틀간 진행된 총 514명 규모의 이탈리아 교민 수송 작전은 모두 마무리됐습니다.
지난달 31일 밤 1차 전세기를 타고 밀라노를 떠난 309명은 1일 오후 인천에 도착해 강원도 평창에 있는 임시 생활 시설로 들어간 상태입니다.
이탈리아 외에 독일을 비롯한 다른 유럽 국가 현지 교민들도 특별기편으로 고국행 여정에 올랐습니다.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는 이날 오후 7시30분 교민 180명을 태운 대한항공 특별기가 이륙했습니다.
독일에서는 전날부터 유럽연합(EU)이 정한 외국인 여행 금지 기한인 16일까지 인천행 항공기가 운항하지 않지만 유학생 등 교민의 귀국 수요에 따라 대한항공이 이날 특별기를 운항했습니다.
폴란드 바르샤바에서도 교민 200여 명을 태운 폴란드 국적 LOT 특별기가 전날 오후 11시31분에 출발했다고 주한 폴란드대사관이 전해왔습니다.
이 특별기는 오는 2일 인천에서 폴란드 국적자를 태우고 바르샤바로 돌아올 예정입니다.
주한 폴란드대사관은 폴란드 정부가 특별기 운항 등을 통해 자국 시민 귀국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