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감염병 중앙임상위원회는 23일 대구에서 폐렴 증세를 보이다 지난 18일 숨진 17세 교교생은 중증 폐렴으로 숨졌으며 그 과정에서 사이토카인 폭풍을 겪었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습니다.
부검을 하지 못해 정확한 사인이 확인되지 않았지만 세균성 폐렴 소견이 보였다는 의견도 제시했습니다.
방지환 중앙감염병병원 운영센터장은 이날 중앙임상위원회가 국립중앙의료원에서 개최한 '코로나19 판데믹의 이해와 대응전략' 기자회견에서 "대구 17세 환자는 중증 폐렴으로 사망했고, 사이토카인 폭풍으로 전신 장기가 망가지는 과정을 겪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사이토카인 폭풍은 바이러스 등 외부 병원체가 몸에 들어왔을 때 체내 면역 물질인 사이토카인이 과도하게 분비돼 정상 세포를 공격하는 현상을 일컫습니다.
방 센터장은 "사이토카인 폭풍은 중증 코로나19 환자에게만 생기는 것이 아니고 중증 감염병에 흔하게 나타나는 합병증"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17세 사망자에 대해 코로나19로 판단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서는 "이 환자가 폐렴이 굉장히 심했는데 코로나19가 맞았다면 호흡기 검체에서 바이러스가 나올만한 시점인데도 13개의 검체에서 반복적으로 나오지 않았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바이러스가 호흡기 검체에서는 나오고 소변 검체에서는 안 나오는 경우가 많은데 마지막 소변 검체에서도 유전자 3개 중 1개에서 있을 듯 말 듯하게 나왔다"며 "음성 대조군도 양성으로 나와 마지막 검사 '미결정' 반응은 실험실의 일시적인 오염에 의한 것이라고 판단했다"고 덧붙였습니다.
방 센터장은 "어떤 질병인지 추가 검사를 하려면 부검을 해야 했지만, 추가 검사를 하지 않았다"고 부연했습니다.
오명돈 중앙임상위원장은 "위원회에서 여러 자료를 살펴봤을 때 (사망자의) 폐엽 부분에 교과서적으로 세균성 폐렴에서 흔히 보는 소견이 있었다"며 "전체적인 맥락에서 코로나19 감염은 매우 가능성이 작다고 판단했지만, 이후에 발표 과정에서 아쉬운 점이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임상위는 영남대병원 실험실의 오염 문제는 대구·경북지역 검체 채취가 몰리면서 워크로드가 증가해 생길 수 있는 일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방 센터장은 "대구·경북에서는 너무 많은 환자가 있었기 때문에 사람이 검체를 채취하다 보면 오류가 생길 가능성이 있다"며 "실시간 유전자 증폭(RT-PCR) 검사 과정에서 오염되는 경우가 종종 있다"고 말했습니다.
방 센터장은 "영남대병원의 수준이 떨어지는 것이 아니라 충분히 가능한 일이라는 것"이라며 "영남대병원은 (오류를) 수정해서 재검사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17세 고교생은 앞서 영남대병원에서 생전 총 13번의 코로나19 검사를 받았습니다.
사망 전날까지 받은 12번의 검사 결과는 음성으로 나왔지만, 사망 당일 받은 13회차 검사 시 소변과 가래로부터 부분적인 PCR(유전자증폭) 반응이 나왔고 영남대병원은 '미결정'으로 판정했습니다.
방역당국은 영남대병원으로부터 검증을 의뢰받아 서울대병원·세브란스병원과 함께 검사를 시행, 최종 '음성'으로 판정하고, 영남대병원의 미결정 반응에 대해서는 일시적 실험실 오염으로 인한 오류로 판단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