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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닭장 같은 곳에서 종일 전화…화장실도 대기 걸고 가"

제희원 기자

입력 : 2020.03.11 20:24|수정 : 2020.03.11 2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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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렇게 콜센터에서 일을 하다 확진 판정받는 사람이 계속 나오면서 이번 일을 계기로 콜센터의 열악한 근무 환경을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다닥다닥 붙어 앉아서 하루 내내 감정노동을 해야 하는 콜센터 사람들의 목소리를 제희원 기자가 들어봤습니다.

<기자>

노동계에서는 지금의 콜센터를 60~70년대 공장에 비유하기도 합니다.

창문도 없는 공장에서 미싱 밟고 실밥 따던 과거 여공들처럼 콜센터 노동자들도 열악한 근로 환경에 놓여 있다는 겁니다.

[신명숙/서울시 다산콜센터 지부장 : 닭장처럼 칸막이 쳐진 곳에서 공기청정기도 없이 옆에 말하는 동료들 그 안 좋은 공기를 다 마시면서 일을 했을 겁니다.]

대부분 외주업체 소속 비정규직 노동자인 이들의 방역 대책은 알아서 조심하는 겁니다.

하루에 8시간 넘게 전화 응대를 해야 하는 업무 특성상 마스크 쓰고 일하는 건 사실상 불가능합니다.

[김라미/SH공사 콜센터 지회장 : 모든 상담사에게 마스크 착용하라고 지시했다는 게 회사들의 입장입니다. 마스크를 쓰고 30분만 끊임없이 소리 내어 읽어 보시라고. 이게 가능할 거라 생각하시냐고.]

콜센터 업무는 실적에 따른 성과급과 고도의 감시를 특징으로 합니다.

화장실도 대기 걸고 가야 한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연차 쓰는 건 물론이고 아파도 제대로 쉬기 어렵습니다.

[손영환/한국고용정보 콜센터 지회장 : (콜센터는) 상담원들을 소모품으로 생각하고 있기 때문에 실적에 모든 것을 맞추고 상담원들을 대우하고 있습니다.]

교대 근무는 콜센터 노동자의 소득 감소를 불러오고 재택근무는 개인정보 보호 문제로 시행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금융당국과 지방자치단체들은 좌석의 간격 조정 등을 대책으로 요청하고 있지만, 영세한 콜센터 업체들에게는 이런 조치도 쉽지 않은 게 현실입니다.

(영상취재 : 유동혁, 영상편집 : 박진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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