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좁은 공간서 종일 통화 '콜센터' 비상…서울 최대 집단 감염

유영규 기자

입력 : 2020.03.10 10:03|수정 : 2020.03.10 10:03


많은 사람이 좁은 공간에 붙어 앉아 긴 시간 전화에 대고 말을 하는 공간인 콜센터를 통한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집단 감염이 현실화했습니다.

오늘(10일) 서울 구로구 등에 따르면 신도림동 코리아빌딩 11층의 콜센터에 일하는 직원·교육생과 그 가족 등 최소 34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습니다.

이는 지금까지 서울에서 나온 코로나19 감염의 주요 장소를 따졌을 때 단일 장소로는 가장 많은 감염자가 발생한 경우입니다.

앞서 은평성모병원 관련 14명, 성동구 주상복합아파트 관련 13명 등의 서울 지역 집단감염 사례가 있었습니다.

이 콜센터 직원들은 구로구뿐만 아니라 서울 여러 자치구는 물론 경기, 인천 등에 거주하고 있어 지역적 감염 범위도 매우 넓습니다.

직원에서 가족이나 같은 건물 입주자 등으로 이어지는 2차, 3차 감염 가능성까지 고려하면 여파도 클 것으로 예상됩니다.

콜센터에는 직원 148명과 교육생 59명 등 총 207명이 근무했습니다.

이 가운데 아직 검사받지 않았거나 검사 결과가 나오지 않은 이들이 다수임을 고려하면 확진 규모는 더 커질 공산이 큽니다.

더욱이 12층짜리 건물의 11층에 있었던 콜센터 직원들이 엘리베이터 등으로 오가면서 다른 층 사람들과 접촉했을 확률이 높습니다.

이 건물에는 웨딩홀, 오피스텔, 카페 등이 입주해 있습니다.

구로구는 현재 건물 전체를 폐쇄한 상태입니다.

콜센터는 일반적으로 많은 수의 직원이 칸막이가 쳐진 책상에 앉아 헤드셋을 쓰고 모니터를 보면서 걸려오는 전화에 응답하거나 외부로 전화를 거는 장소입니다.

사람들이 좁은 간격으로 앉아있는 것은 물론 입을 열고 말하는 과정이 계속 이어진다는 점에서 코로나19 감염의 핵심 경로인 '밀접 접촉'과 '비말 전파' 두 가지 조건을 충족합니다.

여러 인원이 돌아가면서 계속 근무해야 하는 콜센터 근무 방식도 집단 감염을 유발했을 개연성이 농후합니다.

이곳 직원 중 처음 확진 판정을 받은 57세 여성은 자치구가 밝힌 동선에 따르면 지난 6일 오후 4시쯤 직장에서 근무하던 중 기침과 오한 증상이 나타났는데 4시간 이상 지나서야 귀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 확진자는 처음 증상을 느끼기 하루 전날인 지난 5일에는 오전 9시부터 종일 직장에 체류하기도 했습니다.

현재 이 콜센터와 연관된 확진자의 전체 규모는 윤곽이 뚜렷하지 않습니다.

구 관계자는 "콜센터와 관련해 지방자치단체별로 거주지 또는 신고지 기준으로 감염자 숫자를 파악 및 발표하고 있어서 중복이 있는 만큼 전체 숫자 파악은 쉽지 않다"며 "여러 자치구가 걸친 사안이라 서울시가 총괄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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