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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마리도 안 남은 바키타 돌고래, 여전한 불법 어획에 몸살

유영규 기자

입력 : 2020.03.05 08:28|수정 : 2020.03.05 10:38


'바다의 판다'로 불리는 멸종위기종 바키타 돌고래를 위협하는 불법 어획이 여전히 기승을 부리고 있습니다.

4일(현지시간) 멕시코 연방환경보호청은 칼리포르니아만에서 정부 관계자들이 해양생물보호단체 시셰퍼드 선박을 타고 해역을 돌아보던 중 불법 어획을 하던 어선들의 공격을 받았다고 밝혔습니다.

환경보호청에 따르면 그물을 거둬들이던 어선 두 척이 적발된 후 20척의 소형 어선이 몰려와 시셰퍼드 선박을 향해 그물추와 화염병을 던지며 공격했습니다.

어선들은 배에 탔던 군 관계자가 경고 사격을 하자 해산했습니다.

환경보호청은 이 같은 공격이 이 달 들어서만 두 번째라고 덧붙였습니다.

사건이 발생한 해역은 멸종 위기 바키타 돌고래가 서식하는 보호수역입니다.

몸길이가 1.3∼1.4m가량으로 고래목 동물 중 가장 몸집이 작은 바키타 돌고래는 해양 포유동물 중 가장 심각한 멸종 위기에 놓여 있습니다.

눈 주위에 검은 원이 있어 바다의 판다라는 별명을 갖고 있습니다.

1997년까지만 해도 개체 수가 600마리 정도였는데 이후 급감했습니다.

조사마다 조금씩 차이는 있지만, 현재는 20마리 미만으로 남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바키타 돌고래를 가장 위협하는 것은 어선들이 불법으로 쳐놓은 그물망입니다.

태평양 연안 칼리포르니아만에는 바키타 돌고래 외에도 토토아바라는 물고기도 서식하는데, 토토아바의 부레가 중국에선 진미로 여겨집니다.

암시장에서 수천 달러에 거래되는 토토아바 부레를 얻기 위해 어민들이 보호수역에 마구 그물을 치고, 여기에 바키타 돌고래가 걸려 목숨을 잃는 것입니다.

바키타 돌고래의 멸종을 막기 위해 지난 2017년 멕시코 당국은 암컷 돌고래를 포획해 번식을 시도하려 했으나 포획된 암컷이 얼마 안 가 숨지면서 인공 번식 프로그램을 중단했습니다.

멕시코 당국과 환경단체는 불법 어획을 차단하는 데 집중하고 있지만, 어선들의 불법 조업은 쉽사리 근절되지 않고 있습니다. 

(사진=EPA,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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