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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성 나올까 봐 떨려요" 자가격리자들 온라인서 '생존요령' 공유

유영규 기자

입력 : 2020.02.27 07:45|수정 : 2020.02.27 14:17


"자가격리 중인데 먹을 게 떨어지면 다들 어떻게 하시나요?" "온라인 쇼핑몰 A업체에 주문한 물품이 며칠째 배송이 안되고 있어요. 오늘 쇼핑몰에 들어와 보니 물건이 좀 있네요. 다들 비상식량 비축하세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에 따르면 최근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확진자가 급속히 늘면서 카카오톡 오픈채팅방(카톡방)에는 자가격리자들의 모임이 생기고 있습니다.

이들은 카톡방에서 자가격리에 유용한 정보를 공유합니다.

30여 명이 참여한 한 카톡방에 "통조림, 즉석밥, 라면 말고 또 뭘 사면 좋으냐"는 질문이 올라오자 여러 사람들이 햄, 냉동식품, 쌀 등을 추천했습니다.

자가격리 중인 이들은 "이제 날짜나 요일 감각도 없다", "생필품을 사재기하다 보니 꼭 전쟁 난 것 같은 기분이 든다", "양성 결과가 나올까 봐 너무 떨려서 다른 것에 집중이 안 된다" 등 불안감을 호소하기도 했습니다.

'충청권 코로나19 정보공유방', '대전 자영업자 코로나 정보공유', '포항 코로나 정보공유' 등 지역이나 업종별로 코로나19 관련 정보를 실시간으로 공유하는 카톡방도 생겼습니다.

카카오톡 오픈채팅방 검색창에 '코로나 정보'를 검색하면 수백 개의 카톡방이 검색됩니다.

최대 참여 인원인 1천500명이 모두 차 들어갈 수 없는 방도 수두룩합니다.

이들은 주위에서 들은 이야기나 각종 SNS에 올라오는 내용을 공유했는데, 정확한 사실인지 아닌지에 대한 논쟁이 벌어지기도 합니다.

코로나19 관련 카톡방에서 정보를 얻고 있다는 직장인 김 모(32)씨는 "정보가 부족해 생기는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만들어진 방이지만 그 안에서 잘못된 정보가 유포될 가능성도 높아 오히려 불안감이 커질 때도 있다"고 했습니다.

이뿐만 아니라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함에 따라 마스크 품귀 현상이 심화하면서 방독면을 구입하는 사람들도 생겼습니다.

서울 구로구에 사는 주부 정 모(32)씨는 마스크를 도저히 구할 수가 없어 최근 방독면을 주문했다고 합니다.

정 씨는 "종교단체부터 교도소까지 생각지 못했던 곳에서 확진자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것을 보고 마스크를 구하지 못할 바엔 방독면이라도 사야겠다고 생각했다"며 "일회용인 마스크와 달리 방독면은 싼 가격에 한 달을 쓸 수가 있어 주변에도 마스크를 구하지 못하면 방독면을 사라고 권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회사원 김 모(33)씨는 "요즘 출퇴근길에 방독면을 쓰고 다니는 사람들이 종종 눈에 띈다"며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고 있어 불안한 마음에 며칠 전 온라인으로 방독면을 주문했다"고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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