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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에 얼어붙은 한류, 한국인 입국 제한 확산에 또 '된서리'

유영규 기자

입력 : 2020.02.26 13:47|수정 : 2020.02.26 17:27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확산으로 한국인 입국을 제한하거나 입국 절차를 강화하는 국가가 계속 늘면서 가뜩이나 얼어붙은 대중문화계에 또 다른 타격이 가해졌습니다.

해외 공연이 예정된 K팝 가수들이나 해외 촬영을 계획한 영화계 등은 해당 국가에서 한국인의 입국을 제한할 수 있다는 우려까지 갖게 됐습니다.

이제까지는 확산 가능성을 피하기 위해서 국내 기획사 등이 스스로 해외 일정을 연기·취소했다면, 한국인 입국 제한은 상대국이 일방적으로 결정하거나 예기치 않게 이뤄지는 일도 많아 불확실성이 한층 커졌습니다.

외교부에 따르면 오늘(26일) 오전 10시30분 현재 한국발 입국자에 대해 입국 금지를 하는 국가는 16곳이며 입국 절차가 강화된 국가는 11곳입니다.

해외 투어 공연이 일상화하다시피 한 가요계는 고민을 토로하고 있습니다.

국내 일부 가수는 내달 타이완이나 홍콩 공연을 계획하고 있었지만 진행에 어려움을 겪게 됐습니다.

홍콩은 최근 14일 이내 한국을 방문한 비홍콩인의 입경을 금지했고, 타이완의 경우 한국에서 입국하는 외국인은 14일간 자가 격리하도록 해 사실상 공연이 어려운 상황입니다.

공연을 앞둔 한 뮤지션 측 관계자는 "공연이 미뤄질 가능성이 굉장히 높다. 일단 내부 논의 중"이라고 말했습니다.

이미 K팝 그룹들은 아시아를 중심으로 해외투어 공연 일정을 다수 취소하거나 연기한 상황이고 국내 공연도 '올스톱'하다시피 했습니다.

하지만 현지발 입국 제한 조치들은 리스크를 더욱 높이고 있습니다.

해외 공연이 아직 몇 개월 남아있다 하더라도 국내 코로나19 확산세에 따라 상황이 어떻게 번질지 불확실하기 때문입니다.

어느 나라가 입국 금지 조처를 내릴지, 입국 과정에서 갑자기 격리되는 등 한국인에 어떤 조치가 취해질지를 예측할 수 없다는 것이 고민입니다.

한 기획사 관계자는 "(공연 전까지) 그 사이에 각국에서 무슨 조치를 취할지 모르는 것이 걱정이다. 해외투어에 동행할 스태프가 많지 않은 팀은 대체 인력도 없기 때문에 문제가 더 커진다"고 토로했습니다.

또 다른 가요계 관계자는 "우리가 정하거나 대비할 수 있는 게 아니고 상대국 정부의 지침에 따라 이뤄지는 일이기 때문에 속수무책"이라며 "상황을 잘 지켜보면서 기민하게 대응하는 수밖에 없는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영화계에서도 여파가 나타났습니다.

황정민·현빈 주연 영화 '교섭'(임순례 감독)은 주요 촬영지가 요르단으로, 해외 로케이션을 앞뒀습니다.

요르단은 14일 이내 한국을 방문한 외국인에 입국금지 조치를 내렸습니다.

영화계 관계자는 최근 언론에 "선발대 일부가 요르단에 들어갔으며, 다음 달 본팀이 입국해 촬영에 들어갈 예정이었으나 입국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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