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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中 본토인 안 막고 한국인만 막아…이중잣대" 비판

김지성 기자

입력 : 2020.02.25 13:39|수정 : 2020.02.25 13:44


▲ 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

홍콩 당국이 코로나19 확산을 이유로 한국에 '적색 여행경보'를 발령한 것에 대해 홍콩 언론과 야당, 의료계가 거센 비판의 목소리를 냈습니다.

앞서 홍콩 당국은 한국에 대해 적색 여행경보를 발령해 오늘(25일) 아침 6시부터 한국에서 오는 비홍콩인이나, 최근 14일 이내 한국을 방문한 비홍콩인의 입경을 금지했습니다.

홍콩인이라도 한국의 대구나 경상북도를 방문한 사람이라면 14일 동안 강제 격리됩니다.

홍콩 당국은 한국에서 코로나19가 급속히 확산하는 것을 적색 여행경보의 근거로 들었지만, 중국 본토인과의 형평성을 이유로 홍콩 각계의 비난을 받고 있습니다.

지난달 중순부터 우한을 중심으로 중국 본토에서 코로나19 사망자가 속출하고 감염자가 크게 늘자, 홍콩 내에서는 중국과의 접경 지역을 전면적으로 봉쇄해 코로나19 확산을 차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았습니다.

하지만 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은 별다른 조처를 하지 않다가 홍콩 공공의료 노조가 총파업에 들어가고, 지난 4일 홍콩에서 첫 코로나19 사망자가 발생하자 중국 본토인 전체를 대상으로 입경 통제를 했습니다.

그것도 중국을 방문했던 여행객과 홍콩 시민을 대상으로 2주간 격리 조치를 하는 것일 뿐 전면적인 입경 금지는 아니었습니다.

홍콩 일간지 빈과일보는 오늘자 1면 톱 기사로 "중국 본토인에 대해서는 문을 활짝 열어놓던 캐리 람이 한국에 대해선 문을 닫아 걸었다"며 "야당은 이중잣대라고 비판하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홍콩 제1야당인 민주당은 캐리 람 행정장관이 최근 기자회견에서 "중국 본토인에 대한 입경 금지는 본토인을 차별하는 것"이라고 발언한 것을 근거로 이번 조처를 강도 높게 비판했습니다.

홍콩 민주당은 "그럼 이번 입경 금지는 한국인을 차별하는 것이냐"며 "홍콩 당국은 중국 본토에 대해서도 전면적인 입경 금지를 하고, 일본과 이탈리아에 대해서도 여행경보를 내려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홍콩 야당인 공민당도 "이번 조치는 중국 본토인에 대해서는 미움을 사지 못하지만, 한국에 대해서는 미움을 살 수 있다는 뜻이냐"면서 "홍콩 당국의 조치는 엉망이며, 근거를 상실했다"고 비판했습니다.

홍콩 공공의료 노조는 "중국 본토를 제외하고 한국에 대해서만 입경 금지를 하는 홍콩 당국의 조처는 '이중잣대'이며, 생명보다 정치를 우선하는 것"이라고 비난했습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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