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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 감염' 신천지 광주 시설 90여 곳 뒤늦은 폐쇄에 '불안'

유영규 기자

입력 : 2020.02.23 16:01|수정 : 2020.02.23 17:31


"그 사무실에 하루에 100명 넘게 사람이 드나든 걸 봤는데 주변에 사는 우리로서는 너무 불안하죠."

광주 지역 신천지 종교 모임에서 2차 감염이 발생해 지역 사회에 비상이 걸렸습니다.

코로나19 확진자가 신천지 대구 교회에 다녀온 직후 성경 공부를 했던 장소에서 또다시 확진자가 발생하자 선제적인 조치가 절실하다는 요구가 커지고 있습니다.

오늘(23일) 오후 광주 남구 주월동의 한 5층 규모 건물 주변 상인들은 마스크를 쓴 공무원들이 안으로 들어가는 모습을 지켜보며 한숨을 쉬었습니다.

이 건물 2∼3층에는 지난 16일 대구 예배에 다녀왔던 126번 환자(30·남·서구)가 17∼18일 성경 공부를 한 선교센터가 자리 잡고 있습니다.

센터는 지난 21일부터 문을 닫았습니다.

전도사인 126번 환자와 함께 성경 공부를 한 남성(32·남구)도 잇따라 확진 판정을 받자 주민들의 걱정이 커졌습니다.

상인 A씨는 "40명이 공부했다는데 평소 사람들이 다니는 걸 봐서는 훨씬 더 많을 것 같다. 이번 주 월, 화에도 사람들이 꾸준히 오갔다"고 말했습니다.

주변 상인 B씨도 "평소 큰길에서부터 걸어와 건물에 들어가는 사람들을 많이 봤다. 감염 범위가 더 커지지 않기만을 바라고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신천지 측이 광주시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광주의 교인은 3만2천여 명 규모로, 현재 교회 2곳 등 95개 시설을 모두 폐쇄했습니다.

교회 2곳은 지난 18일 전국 신천지 예배가 중단되면서 폐쇄했고 학습관, 복음방 등도 뒤이어 폐쇄했습니다.

광주시의 방역 자료를 확인한 결과 교회는 남구 송하동과 북구 오치동에 1곳씩 있으며 학습관 등은 동구 4·서구 6·남구 18·북구 49·광산구 13곳 등 90곳이었습니다.

모두 방역을 마쳤습니다.

그러나 주민들은 수백 명이 드나드는 곳인데 과연 한두차례 방역만으로 괜찮을지 의구심을 제기했습니다.

남구 송하동 신천지 교회 주변 상인은 "지난 수요일에 교회는 문을 닫았지만, 사람들이 와서 주변에 삼삼오오 모여 있더라"며 "교회가 닫은 다음에도 그룹으로 모여서 회합을 했는데 교회와 일대까지 추가 방역이라도 해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주장했습니다.

이 상인은 "'몇 명이 접촉했다'는 신천지의 말만 듣고 있지 말고 전체 교인을 조사할 수 없다면 전체 시설의 지난주, 이번 주 CCTV라도 확인해 접촉자 범위를 정확히 파악해줬으면 좋겠다"고 강조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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