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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당 코앞인데 흔들리는 국민의당…'위기론'에 잇단 내부 이탈

유영규 기자

입력 : 2020.02.21 17:00|수정 : 2020.02.21 17:00


오는 23일 창당하는 국민의당이 출범 전부터 흔들리고 있습니다.

좀처럼 오르지 않는 낮은 정당 지지도에 '현실론'이 고개를 들면서입니다.

국민의당 참여 세력 중 일부는 이대로는 총선을 치르기 어렵다는 판단 하에 안철수 창당준비위원장의 결단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안 위원장은 일부 의원의 이탈에도 "선택을 존중한다"며 '독자 노선'에 대한 의지를 굽히지 않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추가 이탈이 나올 가능성도 있습니다.

'셀프제명'으로 바른미래당을 탈당한 안철수 계 의원 중 이동섭 의원은 오늘(21일) 미래통합당 입당을 선언했습니다.

이 의원은 오늘 국회 정론관 기자회견에서 "이상을 고집하기에는 대한민국 현실이 너무나도 위중하다. 문재인 정권의 폭주를 막기 위해 모든 세력이 힘을 합치고 통합을 할 때"라며 즉시 통합당에 입당한다고 밝혔습니다.

안철수 계 의원의 통합당행은 김중로 의원에 이어 두 번째입니다.
바른미래당에서 탈당해 미래통합당에 합류한 김중로 의원앞서 이 의원은 지난 19일 안 위원장 등 국민의당 창준위 핵심 관계자들이 모인 저녁 자리에서 현실적인 고민을 밝히면서 거취를 고민하고 있다고 털어놓은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 자리에는 이 의원뿐 아니라 원외위원장들도 참석했는데, 이들은 선거연대의 필요성을 안 위원장에게 강하게 전달했습니다.

선거연대가 필요하다는 주장은 총선을 앞두고 오르기는 커녕 떨어지는 지지도에서 비롯됐습니다.

한국갤럽이 지난 18~20일 만 18세 이상 1천2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자체 조사(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한 결과에 따르면 국민의당의 지지도는 2%에 불과합니다.

일주일 전보다 오히려 1%포인트 하락했습니다.

안 위원장이 강조하는 중도실용 정치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원내 진입이 필요하고 현 지지도로는 총선 승리를 장담할 수 없는 만큼 통합당과 선거 연대를 통해 당선 확률을 높여야 한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입니다.

그러나 안 위원장은 오늘(21일) 창준위 중앙운영위 회의에서도 "외롭고 힘들지라도 국민께 약속한 그 길을 가겠다", "사즉생의 각오로 우리나라를 붙잡고 있는 기득권 정치의 높고 두꺼운 벽을 뚫어보겠다" 등 각오를 다지는 발언을 내놓았습니다.

일각의 '반문선거연대' 제안을 사실상 거부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이동섭 의원은 회의에 불참했습니다.

권은희 의원은 회의 도중 기자들과 만나 "의원 한 분(이동섭 의원을 의미)을 제외하고는 안 위원장이 추구하는 길에 함께 하겠다는 뜻에 전혀 변함이 없다"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습니다.

그러나 김수민 의원 등도 통합당으로부터 입당 제의를 받은 것으로 알려져 추가 이탈이 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안 위원장은 오늘 일부 안철수 계 의원들의 통합당 입당 추진에 대해선 "안타깝지만, 현실적 상황과 판단에 따른 한분 한분의 개인적 선택과 결정을 존중한다"며 "그분들이 어떤 길을 가시든지 응원하고, 다시 개혁의 큰길에서 만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했습니다.

오늘 의원들과 가진 오찬에서도 안 위원장은 이 의원에게 "잘됐으면 좋겠다. 선택을 존중한다"고 말했고, 다른 의원들에게도 "총선이라는 상황이 있고 어려운 길이어서 무조건 같이 하자고는 말하지 못하겠다. 부담갖지 말아라"고 했다고 오찬에 참석한 한 의원이 전했습니다.

안 위원장은 귀국 후 의원 1명 없이 대통령에 당선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을 수차례 언급하면서 의석수보다는 정치 철학과 방향이 중요하다는 메시지를 던져왔습니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안 위원장의 '리더십' 문제를 제기하기도 합니다.

오랜 기간 뜻을 함께해온 동지를 위한 현실적인 결단도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한 의원은 "바른미래당이 끊임없이 내홍을 겪은 것에 안 위원장도 어느 정도 책임이 있다"며 "그에 대해 동료들에게 통렬한 반성이나 사과를 전하지도 않고 또 창당한다면서 자기 뜻만 내세우면 동료들은 또 희생하라는 것인가"라고 말했습니다.

2012년 정계 입문 이후 안 위원장의 창당은 이번에 4번째입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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