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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무원 6명에 승객 6명"…코로나19 공포에 거의 전세기 수준

유영규 기자

입력 : 2020.02.14 14:54|수정 : 2020.02.14 15:14


▲ 김해공항에 비행기가 착륙하는 모습
 
"거의 전세기 수준입니다. 탑승 승객이 한 비행기에 고작 6명, 10명, 14명, 19명…"

한 항공사 직원의 푸념 속에 언급된 숫자는 지난 12일과 13일 부산에서 출발해 동남아 대표 관광지 비엔티안(라오스), 다낭(베트남), 싱가포르, 방콕(태국)으로 가는 항공편에 탑승한 승객수입니다.

한때 한 여행 예능 프로그램에 소개되며 대한민국 청춘들이 열광했던 라오스 수도 비엔티안행 비행기에는 어제(13일) 승객 6명이 탑승해 승무원(객실·운항) 숫자와 같았습니다.

지난해 김해공항 첫 중거리 노선으로 취항해 한때 탑승률이 90%까지 치솟았던 부산∼싱가포르 항공기도 기름값도 나오지 않는 운항을 했습니다.

이 비행기 최대탑승 인원은 180여 명인데 승객을 14명밖에 태우지 못했습니다.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 19) 여파로 중국 노선뿐만 아니라 동남아 노선도 직격탄을 맞았습니다.

여행객들이 중국뿐만 아니라 확진자가 나온 인근 동남아 지역 국가로도 가지 않기 때문입니다.

한국공항공사 부산본부와 항공정보 포털시스템 항공통계 등에 따르면 어제 부산과 타이완을 오가는 22편 항공기 평균 탑승률은 20%였습니다.

홍콩 9.9%, 씨엠립(캄보디아) 17.2%, 비엔티안 20.3%, 다낭(베트남)은 24.1%를 기록했습니다.

중국 칭다오는 46.3%, 상하이는 34.3%를 기록, 얼핏 선방한 것처럼 보이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밑바닥 수준입니다.

코로나19 사태 이전만 해도 거의 만석이었던 11개 노선 중 9개 노선의 운항이 중단되고, 현재는 칭다오와 상하이만 남아 김해국제공항의 중국 항공 수요를 담당하고 있는데도 탑승률이 절반에도 못 미치고 있기 때문입니다.

올해 초만 해도 마치 시장통을 방불케 할 정도로 붐벼 언론 관심을 받았던 김해공항 국제선엔 적막감마저 느껴질 정도입니다.

항공사 직원들은 김해공항이 생긴 이래 처음 겪는 불황이라며 현지 사정을 전합니다.

지난해 일본 노선에 이어 이미 중국 노선을 대폭 감소했던 항공사들은 울며 겨자 먹기로 동남아 노선마저 감축에 나섰습니다.

에어부산은 부산∼타이베이, 다낭 노선 운행 편수를 기존 주 14회에서 주 7회로 절반 줄입니다.

제주항공도 부산∼방콕 노선을 이달 16일부터 내달 14일까지 운휴에 들어갑니다.

대한항공도 3월 27일까지 부산∼타이베이, 다낭, 방콕 노선을 비운항 합니다.

한 항공사 관계자는 "운항하는 것보다 비행기를 세워두는 게 돈이 적게 들어 어쩔 수 없이 노선감축에 들어간다"며 "코로나 사태가 진정되더라도 3월은 비수기라 승객이 많이 늘어날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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