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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 "우한 신종 코로나 환자 수 공식 발표, 빙산의 일각"

김지성 기자

입력 : 2020.02.04 11:06|수정 : 2020.02.04 11:06


중국 정부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환자 수 공식 발표가 실제보다 훨씬 축소됐다는 의혹이 제기됐습니다.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가 발표한 중국 31개 성의 신종 코로나 누적 확진자는 오늘(4일) 0시 기준으로 2만438명이며 사망자는 425명입니다.

후베이성 우한시 내 확진자는 6천348명, 사망자는 313명입니다.

하지만 호흡기 전문가인 데이비드 후이 홍콩중문대 교수는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에 "우한의 공식 통계는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고 지적했습니다.

후이 교수는 "홍콩에서는 경증의 환자라도 즉시 검사해 판정을 내리지만, 우한에서는 심각한 증세를 보이는 환자들만 입원해 치료를 받는다"며 "공식 통계에는 이러한 환자들만 반영된다"고 말했습니다.

현재 중국 내 신종 코로나 확진 판정은 의심 환자에 대한 두 차례의 검사 결과 양성 판정이 나와야만 내려집니다.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의 전문가 패널에 소속된 리란쥐안도 어제 관영 중국CCTV와 인터뷰에서 "우한에 충분한 신종 코로나 검사 키트가 없어 모든 사람이 다 검사를 받지는 못하고 있으며, 현재로서는 조기 진단, 조기 격리, 조기 치료가 불가능하다"고 말했습니다.

우한 셰허병원의 한 의사는 "우리는 하루에 100명만 검사할 수 있으며, 그 결과는 48시간 후에 나온다"면서 "국가위생건강위원회가 발표하는 환자 수치가 이틀 전 상황에 불과하다는 뜻"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이 의사는 "우리는 경증의 환자는 집으로 돌려보낸다"며 "이러한 환자 중 많은 수가 병세가 악화해 다시 돌아올 것을 알지만, 신종 코로나 진단을 위한 공간과 병상이 부족해 어쩔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

홍콩의 전염병 전문가인 조지프 창 박사는 많은 환자가 신종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지 못한 채 사망했을 가능성을 제시했습니다.

창 박사는 "검사 키트를 이용할 수 없었던 지난해 12월부터 많은 환자가 신종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지 못한 채 호흡기 질환이나 폐렴 증상으로 사망했다"면서 "이들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면 신종 코로나 공식 통계에 포함됐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반면 중국 당국은 춘제 연휴로 생산에 차질을 빚기는 했지만, 검사 키트를 충분히 생산하고 있다는 입장입니다.

공업정보부 수석 엔지니어인 톈위룽은 "2월 1일까지 우리의 검사 키트 하루 생산량은 77만3천 개로, 신종 코로나 확진 환자 수의 40배에 달한다"면서 "이는 생산능력의 60∼70% 수준으로, 앞으로 생산량을 더 늘리겠다"고 밝혔습니다.

이에 대해 우한 퉁지병원의 한 의사는 "무엇이 잘못됐는지는 모르겠지만, 우리는 매우 한정된 수량의 검사 키트만 받고 있으며, 전혀 늘지 않고 있다"고 반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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