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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로농지 사건' 피해자 대표, 변호사법 위반 혐의 무죄 확정

이현영 기자

입력 : 2020.02.02 09:14|수정 : 2020.02.02 09:14


1960년대에 발생한 '구로농지 강탈 사건' 피해자들이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하는 과정에서 위법을 저지른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피해자 단체 대표 등에게 무죄가 확정됐습니다.

대법원 2부(주심 노정희 대법관)는 변호사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구로 군용지 명예회복추진위원회(명추위) 대표인 77살 한 모 씨와 이 단체 간사인 또 다른 70살 한 모 씨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밝혔습니다.

이들은 2008년∼2013년 농지 강탈 사건 피해자 및 후손 617명을 모집한 뒤 소송을 알선하는 대가로 배상액의 5%를 받기로 한 혐의 등으로 기소됐습니다.

한 씨 등은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추진하면서 추진위 회원들에게 소송 내용을 설명해주고 소송 계약서 작성을 도와줬습니다.

소송 대리는 두 변호사에게 위임했습니다.

검찰은 이러한 행위가 '변호사가 아니면서도 법률 상담·법률 문서 작성'을 한 것으로 보고 변호사법 위반 혐의로 한 씨 등을 재판에 넘겼습니다.

그러나 1심 재판부는 "회원들의 소송 위임 계약서 작성을 도와준 것은 사실이지만 변호사를 대리해 문서를 작성한 것으로 단정하기 어렵다"면서 "승소 금액의 5%를 받기로 한 것 역시 소송 진행에 크게 기여한 부분을 고려한 것일 뿐 법률 상담이나 문서작성의 대가가 아니"라며 무죄로 판결했습니다.

항소심 재판부 역시 원심 판단을 유지했습니다.

대법원도 "변호사법 위반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구로농지 강탈 사건은 1960년대 박정희 정권 당시 정부가 구로공단을 조성한다면서 농민들이 경작하던 서울 구로구 구로동 일대 농지를 강제로 수용한 것을 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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