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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ick] 로마 명문 음악학교 "한국 등 동양인 학생 수업 참석 금지"

신지수

입력 : 2020.01.31 13:53|수정 : 2020.01.31 13:53


로마 명문 음악학교 '동양인 학생 수업 참석 금지이탈리아 명문 음악학교에서 '신종 코로나' 확산을 방지한다는 이유로 동양인 학생들의 수업 참석을 금지해 논란입니다.

현지 시간으로 지난 30일 이탈리아 일간 라 레푸블리카는 로마의 산타 체칠리아 음악원이 교수들에게 동양계 학생들의 수업 참석을 금지한다는 내용의 이메일을 발송했다고 보도했습니다.

1566년에 개교한 산타 체칠리아 음악원은 세계에서 가장 역사가 깊은 음악 교육기관 중 하나로 소프라노 조수미를 비롯해 많은 유명 한국인 음악가들이 거쳐 간 곳입니다.

최근 학교 측은 이메일을 보내 "중국발 전염병이 돌고 있는 관계로 중국인, 한국인, 일본인 등 동양인 학생의 수업 참석을 금지한다"며 "다음 달 5일 오후 2시 의사가 왕진한 이후 별다른 이상이 없다는 진단을 받은 학생들만 수업 참석이 허용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로베르토 줄리아니 원장의 사인이 담긴 메일은 160여 명의 교수 전원에게 발송됐습니다.

그러나 메일을 받은 교수들은 학교 측의 대응이 불합리하다고 지적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바이러스 발병 지역 방문 여부를 확인하지 않고 모든 동양 학생들을 잠재적인 바이러스 보유자들로 판단해 수업 참석을 금지한 것은 과잉 대응이라는 겁니다.

해당 음악원에는 42개국 총 1천335명의 학생 가운데 아시아계 학생은 81명, 이 중 한국 학생이 33명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음악원을 다니는 대다수 동양인 학생들은 출신국과 관련이 없거나 줄곧 로마나 그 인근 지역에 거주해 온 이민 2세들입니다.

한 소속 교수는 "학교 측이 수업에 참석할 학생들의 권리를 침해하고 있다"며 "이는 공포를 확산하고 학생들을 부당하게 차별하는 대응 방식"이라고 꼬집었습니다. 이어 "자신이 가르치는 한 한국인 학생이 '내일 수업에 가도 되냐'며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면서 "학교 측의 통보가 실수이거나 농담이기를 바란다"고 덧붙였습니다.

논란과 관련해 줄리아니 원장은 "중국 대사관과 협의해 예방 차원에서 내린 결정"이라면서 "나는 교사와 학생들을 보호해야 할 의무가 있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뉴스 픽' 입니다.

(사진=산타 체칠리아 음악원 홈페이지 캡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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