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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 공포에 홍콩도 마스크 동나고 일부 생필품 품귀

김경희 기자

입력 : 2020.01.30 14:25|수정 : 2020.01.30 14:25


▲ 홍콩서 마스크를 사기 위해 줄을 선 수백 명의 시민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 전 세계로 확산하는 가운데 홍콩에서도 마스크 재고가 동나고 일부 생필품에 대한 사재기 현상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홍콩 타이쿠 지역의 시티플라자 쇼핑몰 안에 있는 잡화점 '왓슨스' 매장 앞에는 개장 시간 오전 10시보다 훨씬 이른 아침부터 마스크를 사려는 사람들 수백 명이 줄을 섰습니다.

이 매장은 2층에 있었지만 줄이 너무 길어서 계단을 지나 쇼핑몰 밖 야외까지 이어졌습니다.

홍콩 최대 번화가인 코즈웨이 베이의 한 화장품 가게에서 마스크를 판매하자 이를 사려는 줄이 1킬로미터 가까이 이어지기도 했습니다.

홍콩 시민들은 마스크를 구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에 판매 소식이 전해지면 매진을 우려해 개점 시간보다 앞서 줄을 선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홍콩약국총상회의 람와이만 의장은 언론 인터뷰에서 "홍콩 내에서 팔리는 마스크의 80%는 중국 본토에서 만들어진다"며 "신종 코로나 때문에 중국 내에서도 수요가 폭증해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타이완, 한국, 일본 등에 문의했지만, 재고가 없다는 얘기만 들었다"고 전했습니다.

홍콩대 호팍렁 교수는 신종 코로나 확산으로 인해 홍콩 내 마스크 수요가 월 3억 개로 치솟을 것으로 예측하기도 했습니다.

홍콩 정부는 마스크 부족에 대한 시민들의 불만이 고조하자 유통업계와 협력해 마스크 공급에 전력을 기울이겠다는 긴급 성명을 발표했습니다.

홍콩 세관 당국은 시중에서 판매된 일부 마스크의 품질이 너무 조악하다는 불만이 잇따르자 '짝퉁 마스크' 판매와 중고 마스크 재판매를 막기 위해 200여 개 점포에 대한 일제 단속을 벌이기도 했습니다.

홍콩에서 짝퉁 제품 등을 판매하면 최고 5년 징역형과 50만 홍콩달러, 우리 돈 7천500만 원 벌금형에 처할 수 있습니다.

일부 생필품은 시민들의 사재기로 인해 품귀 현상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마트에 먹을거리를 사기 위해 나온 50대 남성은 "사재기 현상이 벌어진다는 것은 시민들이 정부에 대한 믿음을 잃었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정부가 우리를 돕지 않기 때문에 안심할 수 없어 이러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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