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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엄군이 국민 쏘려나" 발언에 옥살이…48년 만에 무죄

이현정 기자

입력 : 2020.01.28 11:06|수정 : 2020.01.28 11:06


1972년 10월 유신으로 비상계엄이 발령됐을 당시 이발소에서 유언비어를 퍼뜨렸다는 혐의로 억울한 징역살이를 한 80대가 48년 만에 무죄를 선고받았습니다.

서울북부지법 형사3부는 계엄법 위반 혐의로 유죄판결을 받은 김 모 씨의 재심에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무죄를 선고했다고 밝혔습니다.

재판부는 당시 비상계엄 포고령이 위헌·위법이었다는 2018년 대법원 판결을 인용한 뒤 "이 사건의 계엄 포고는 헌법과 법률이 정한 발동 요건을 갖추지 못한 채 발령됐고, 국민의 기본권을 침해한다"며 "계엄 포고가 당초부터 위헌·무효인 이상 김 씨의 공소사실은 범죄가 아니다"고 판시했습니다.

김 씨는 1972년 10월 22일 오후 6시쯤 서울 성북구의 한 이발관에서 "국회 앞 장갑차의 계엄군은 사격자세로 있는데, 국민을 쏠 것인지, 공산당을 쏠 것인지"라며 "재선거를 하면 국회 사무처 직원은 반으로 줄 것"이라고 하는 등 발언을 했다며 유언비어 유포 혐의로 기소돼 군사법원에서 징역 3년을 선고받았습니다.

김 씨는 이듬해 1월 육군고등군법회의에서 열린 항소심에서 징역 6개월을 선고받고, 육군고등군법회의 관할관에 의해 3개월로 감형되자 상고를 포기해 형이 확정됐습니다.

당시 선포된 계엄포고령은 정치활동 목적의 실내·외 집회와 시위 금지, 유언비어 날조·유포 금지, 언론 사전 검열, 대학 휴교 조치 등 내용을 담았습니다.

지난해 검찰은 당시 김 씨를 처벌한 근거였던 계엄포고령이 애초 위헌이었다며 재심을 청구했고, 법원은 이를 받아들여 김 씨에게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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