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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은행 주택대출 증가 4년 만에 최대…12·16 대책 시차

이기성 기자

입력 : 2020.01.10 13:19|수정 : 2020.01.10 13:19


12·16 부동산 대책이 나온 지난달 은행권 주택담보대출이 12월 기준으로 4년 만에 가장 많이 증가했습니다.

부동산 계약일 이후 소유권 이전일까지 시차가 있다 보니 대출 규제 효과가 나타나기까지 시차가 있는데 따른 현상으로 풀이됐습니다.

10일 금융위원회·한국은행·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달 말 은행권 주택담보대출은 1개월 전보다 5조6천억 원(7.6%) 증가, 증가폭이 12월 기준으로 2015년(6조2천억 원) 이후 가장 컸습니다.

12월이 아닌 일반 월별 기준으로도 2016년 8월(6조1천억 원) 이후 3년 4개월 만에 가장 많은 증가 규모입니다.

증가율(7.5%)도 2017년 10월(7.8%) 이후 2년 2개월 만에 가장 높습니다.

다만 여기에는 안심전환대출 시행으로 비은행권에서 은행권으로 넘어온 '대출 갈아타기' 몫 9천억 원이 포함돼 있다고 한은은 설명했습니다.

지난달 제2금융권 주택담보대출은 1조 원 줄었습니다.

주택담보대출뿐 아니라 일반신용대출 등이 포함된 은행권 기타대출도 지난달 큰 폭으로 증가했습니다.

증가폭(1조6천억 원)이 12월 기준으로 2006년(1조7천억 원) 이후 최대였습니다.

주택대출 규제로 담보대출이 어려워지자 주택구매자들이 일반신용대출이나 마이너스통장대출을 받아 주택구매자금에 보탠 영향으로 한은은 분석했습니다.

지난달 주택담보대출과 기타대출을 모두 합친 은행권 가계대출 증가액은 7조2천억 원으로, 12월 기준으로 관련 통계를 작성한 2004년 이후 최대를 기록했습니다.

한은 관계자는 "전세자금 수요 지속, 서울 아파트 매매량 증가 등 영향으로 주택담보대출 증가 규모가 확대했고, 기타대출도 주택 자금 수요 등의 영향으로 상당 폭 증가했다"고 말했습니다.

정부가 지난달 대출 규제를 확대한 12·16 부동산 대책을 내놨지만, 정책효과의 시차를 고려할 때 지난달 가계대출 증가에 미친 영향은 제한적인 것으로 보인다고 한은 관계자는 설명했습니다.

2019년 연간으로 보면 은행권 주택담보대출이 45조6천억 원 늘었습니다.
 
이는 2017년(37조2천억 원)과 2018년(37조8천억 원) 수준과 비교하면 증가 속도가 매우 가팔라진 모습입니다.

지난해 연간 주택담보대출과 기타대출을 합친 은행권 가계대출은 60조7천억 원 증가해 2018년(60조8천억 원)과 비슷했습니다.

주택담보대출 증가폭이 확대된 규모만큼 기타대출 증가폭이 줄어든 결과입니다.

지난달 제2금융권 주택담보대출은 1개월 전보다 1조 원 줄어들었습니다.

기타대출은 1조3천억 원 줄어들었습니다.

이에 따라 지난달 은행권과 제2금융권을 합친 금융권 가계대출은 7조6천억 원 증가를 기록했습니다.

한편 지난달 은행권 기업대출은 계절적 요인 영향으로 6조2천억 원 감소했습니다.

연말 재무비율 관리를 위해 일반적으로 기업은 12월 중 부채를 상환하고, 은행은 부실 대출채권을 상각 처리하거나 매각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세부적으로는 대기업 대출이 2조2천억 원 줄었고, 중소기업 대출이 3조9천억 원 감소했습니다.

다만, 중소기업 대출 중 개인사업자 대출은 8천억 원 늘어 증가세를 유지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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