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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우리 영웅 죽였다"…테헤란 시내 '부글부글'

정성진 기자

입력 : 2020.01.03 23:06|수정 : 2020.01.03 23:06


미군의 공습에 이란 혁명수비대 군부 실세 거셈 솔레이마니 쿠드스군 사령관이 이라크 바그다드에서 숨지자 이란 현지는 미국을 규탄하는 분노로 들끓고 있습니다.

오늘(3일) 오전 테헤란 시내 지하철역은 물론 지하철 객차 안까지 "마르그 발르 움메리카", '미국에 죽음을'이라는 반미 구호를 외치며 돌아다니는 시민이 쉽게 목격됐습니다.

50대의 테헤란 시민 레자 무함마드 씨는 "솔레이마니 장군을 모두가 좋아하는 건 아니겠지만 그는 미국의 침략에서 우리나라를 지킨 영웅이고 전사라는 점은 분명하다"라며 "모두가 그의 죽음에 충격받았다"라고 말했습니다.

이란 국영방송은 그의 일대기를 그린 추모 다큐멘터리를 긴급 편성해 방영했습니다.

이란 시민이 이용하는 사회관계망서비스에는 그를 영웅화하고 추모하는 내용의 사진과 글이 빠르게 늘고 있습니다.

그를 추앙하는 이란 시민들은 미국에 보복하겠다고 다짐하는 글과 영상을 인터넷에 게시했습니다.

SNS를 통해 '#우리 모두 솔레이마니다'라는 해시태그가 확산하기도 했습니다.

테헤란을 비롯해 타브리즈, 케르만 등 이란 주요 도시에서는 이날 금요 대예배를 마친 뒤 미국을 규탄하고 솔레이마니 사령관의 죽음을 추모하는 거리 행진이 벌어졌습니다.

반미 감정이 고조하는 동시에 테헤란은 불안에 휩싸인 분위기입니다.

테헤란 시민 이맘 레자 씨는 "혁명수비대는 이제 말로만 끝낼 수 없게 됐다"라며 "이란과 미국이 물러서지 못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전쟁이 날 가능성이 커져 불안하다"라고 걱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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