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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곤, 공정한 재판 기대 상실…日 사법 민주국가에 안 어울려"

김경희 기자

입력 : 2020.01.03 16:34|수정 : 2020.01.03 16:34


재판을 앞두고 일본에서 레바논으로 도주한 카를로스 곤 전 닛산 회장의 대리인은 곤 전 회장이 일본에서 공정한 재판을 받을 수 없다고 판단했다고 불법 출국을 감행한 배경을 설명했습니다.

프랑스에서 곤 전 회장의 대리인을 맡은 프랑수아 짐레이 변호사는 3일 보도된 니혼게이자이 신문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곤 전 회장이 도주한 이유에 관해 "공평한 재판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는 신뢰를 완전히 잃었기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일본의 사법 제도에 관해 "일본을 존경하고 있으나 민주주의 국가에 어울리지 않는 제도"라며 "프랑스에서는 테러리스트조차 조사를 받을 때 변호사가 동석할 수 있지만, 일본에서는 불가능하다"고 비판했습니다.

짐레이 변호사는 곤 전 회장의 도주가 위법이라는 지적에 "그렇다"면서도 "하지만 우리는 (일본의) 재판관, 검찰도 법의 정당성을 지키지 않고 있다고 느낀다"고 언급습니다.

브라질, 프랑스, 레바논 등 3개 국적을 보유한 곤 전 회장이 레바논행을 택한 이유에 관해 짐레이 변호사는 "곤 전 회장의 부인이 사는 나라다. 국민도 당국도 지금까지 지지해줬고 호의적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곤 전 회장의 신병을 일본에 인도하는 일은 "프랑스도 레바논도 하지 않는다"고 전망했습니다.

짐레이 변호사는 곤 전 회장이 레바논이나 프랑스에서 재판을 받을 가능성에 관해 "의혹에 답을 하고 억울하다는 것을 증명하고 싶다고 생각하고 있다. 다만 언제 어디서 실시할지를 답하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반응했습니다.

그는 경영진 교체가 이어지는 등 닛산이나 르노의 경영이 흔들리는 것에 관해 곤 전 회장이 상황을 "상세하게 파악하고 있고 많이 우려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요미우리 신문의 보도에 따르면 곤 전 회장은 레바논에서 유년기를 보냈고 레바논에 거액을 투자하거나 교육 지원 등 사회 활동을 해 현지에서 영웅 대접을 받았습니다.

2017년 레바논에서는 곤 전 회장을 모델로 한 우표가 발행되기도 했습니다.

알베르트 세르한 레바논 법무장관은 오늘자 요미우리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레바논은) 일본과 신병 인도에 관한 조약이 체결돼 있지 않다"며 "(레바논) 검찰이 수사를 시작해 필요한 법적 조치를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레바논 정부가 인터폴을 통해 국제 수배된 곤 전 회장을 일본으로 송환할 가능성은 작다고 요미우리는 분석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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