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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호찌민 교민 강도살인, 치대 졸업한 한국인 소행

김범주 기자

입력 : 2019.12.26 09:47|수정 : 2019.12.26 15:52


베트남 호찌민에서, 지난 21일 벌어진 교민 강도 살인사건을 벌인 혐의로, 한국인 29살 이 모 씨가 현지 경찰에 체포됐습니다.

이 씨는 지난 21일 새벽 1시 반 쯤, 호찌민의 한국인 거주지역인 푸미흥에 있는, 사업가인 교민 50살 A씨 집에 뒷문으로 들어가서, A씨와 부인, 딸을 흉기로 찌른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이 사건으로 부인이 숨지고, A씨와 딸은 응급수술을 받은 뒤에 회복중입니다.

이 씨는 이 집에서 우리 돈으로 현금 15만원과 스마트폰 4개를 훔친 뒤, 피해자 승용차를 타고 달아나다가, 10킬로미터 떨어진 지점에서 승용차를 불태운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이 씨는 사건 당시에, 안방에 있는 금고를 열려고 했지만 실패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사건 초기에는 이 씨가 어눌한 영어를 써서, 베트남 사람일 가능성이 제기됐지만, 주변 CCTV 분석 등을 통해, 사건 전후에 현장을 돌아다니는 이씨의 모습을 포착하고 공개수배 했습니다.

현지 언론은 이씨가 범행 일체를 자백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이씨는 필리핀에서 치과대학을 졸업한 뒤, 지난달 1일에 관광비자로 베트남에 입국해서 치과관련 일을 하려고 했지만 실패한 뒤에 생활고에 시달리다가, 그 사이에 알게 된 A씨 가족을 범행대상으로 삼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 씨는 범행 전 대여섯 시간 동안 A씨 집을 관찰했고, 시력이 좋지 않은데도 안경을 쓰지 않아서, 신원 노출을 피하려고 했던 것으로 또 알려졌습니다.

한편 베트남 온라인 매체인 VN익스프레스는, 한국인에 의한 청부살인 가능성을 제기하기도 했습니다.

이 매체는 공안의 초기 조사 결과, A씨 부부와 사업 문제로 갈등을 빚은 한국인이, A씨 부부를 살해하기 위해서 이씨를 고용한 걸로 나왔다고 보도했습니다.

우리 정부 차원에서도 현지 총영사관의 사건담당 영사가 곧 이씨를 면담하고, 정확한 경위를 파악할 예정입니다.

(사진=주호찌민 한국 총영사관 제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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