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을 비롯해 각종 단체의 송년회가 몰린 연말이 축산업계의 특수라는 것도 이제는 옛말이 됐습니다.
부정청탁금지법 시행과 주52시간제 확대로 회식 위주였던 과거 송년회 문화가 변화한 데다 김장을 덜 하고, 아프리카돼지열병(ASF)에 대한 소비자의 불안감이 완전히 가시지 않으면서 축산업계가 우울한 연말을 보내고 있습니다.
한국육류유통수출협회에 따르면 이달 셋째 주(12월 16~20일, 제주 제외) 돼지고기 평균 도매가격은 1㎏당 3천149원으로 전주 3천771원보다 12.7% 낮아졌습니다.
돼지고기 평균 도매가는 이달 첫째 주부터 2주 연속 하락했는데, 첫째 주 평균 도매가인 4천32원과 비교하면 14.9% 낮아진 가격입니다.
이는 농업관측본부와 협회가 예상한 이달 돼지고기 평균 도매가 3천600~3천900원에 크게 못 미치는 가격이기도 합니다.
연말 회식이 몰린 12월은 돼지고기 수요가 치솟는 대목이었지만, 올해는 반대로 돼지고기 수요가 갈수록 줄어드는 기현상이 벌어진 것입니다.
협회는 이달 셋째 주 시황정보에서 "전주보다 소비가 더 악화해 육가공업체의 가공 감축이 이어지며 가격이 큰 폭으로 하락했다. 냉장 덤핑 물량이 시중에 나오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또 "구이류는 심각할 만큼 송년회 수요가 없어 판매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고, 정육류는 급식 납품만 꾸준하고 이외 판매는 거의 없다"고 덧붙였습니다.
송년회 수요 위축과 함께 지난 9월 국내에서 첫 발생한 아프리카돼지열병 역시 소비심리를 얼어붙게 했습니다.
최근 농장에서의 발병은 10월 이후 두 달 넘게 멈춰 있지만, 야생멧돼지에서 바이러스가 계속 검출되면서 농가와 소비자의 불안감은 아직 진행형입니다.
게다가 해가 갈수록 김장을 하지 않고 시중 판매되는 김치를 사 먹는 소비자가 늘면서 올해는 김장철에도 수육 수요가 예년보다 줄었다고 업계는 전했습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하반기에 악재가 겹쳤고 연말 성수기도 기대하기 힘들게 됐다"며 "내년도 소비가 살아날 만한 큰 이슈가 없어 더욱 걱정"이라고 말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